한국 현대문학의 연구 자료 집대성

▲ © 그래픽: 김응창 기자

한국 현대문학 100년의 역사를 담은 『한국현대문학대사전』이 발간됐다. 이 책은 문인과 문학작품, 문학사적 사실과 문학 용어 등 한국 현대문학 성립기인 1900년부터 2000년까지의 모든 문학 자료를 종합 정리한 국내 최초의 문학 전문 사전이다.

 

이 사전에서는 백여 명의 한국현대문학 연구자들이 한국 현대의 주요작가 천여 명의 문학활동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작품 목록, 중요 작품에 대한 해제, 참고 서적 등을 정리했으며 문학 관련 잡지, 신문, 용어 등도 해설했다. 이는 권영민 교수(국어국문학과)가 한국 현대문학의 성과를 정리하고자 1992년부터 각 분야의 전공자들과 함께 집필한 것이다. 사전에 수록된 내용은 해방 이후 간행된 230여 종의 한국문학 연구서적에 나온 연구 대상 가운데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선정됐다.

 

 

작가․작품․문학 용어 등 20세기 한국문학 총망라


 

또 인물과 작품뿐 아니라 윤흥길의 「장마」,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등단시킨 계간지 『문학과지성』, 1920년대에 계몽주의를 반대하며 순수문학운동을 전개하고 구어체 문장 개혁을 시도한 잡지 『창조』 등의 역사도 다루고 있다. 이와  함께 ‘카프(KAPF)’와 ‘구인회’ 등 문학예술단체에 대한 정보도 실어 한국 현대문학의 성장과 변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현대문학대사전』의 편찬은 무엇보다도 방대한 양의 자료를 종합해 정리했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19세기 말부터 2000년까지 백년 동안 평단과 학계의 문학 관련 자료는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따라서 소실된 자료도 많았고, 내용 확인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권 교수는 “현대문학과 관련된 모든 자료의 자료사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현대문학의 역사적 전개 양상에 대한 총체적인 해석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전의 집필에 참여한 김종욱씨(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는 “작가든 작품이든 그에 대해 이뤄졌던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총 망라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사전에 실린 자료의 방대함을 강조했다.

 

 

 

또 해방 이후 월북 문인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수집정리해 새로운 문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 것도 이 사전의 특징이다. 권 교수는 “월북 문인에 대한 정보는 미국, 일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축했다”며, “북한 문학의 주요 개념인 주체문학, 항일혁명문학 등의 항목은 전문 연구자들이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전에는 월북 후 행방이 묘연했던 문인 가운데 한설야, 이기영, 박세영, 박팔양, 송영 등의 월북 후 활동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사전에는 이기영이 북한에서 쓴 3부작 대하 소설 『두만강』의 내용과, 조기천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에 대한 설명이 실려있다.

 


월북작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실어

 

 

집필에 참여한 김석봉씨(명지대․인문과학연구소)는 “한국 현대문학 전공자들에게 좋은 연구 자료가 되는 것은 물론, 문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현대문학사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특정 분야의 전문 사전이 발간된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매년 자료의 조사 정리가 이뤄져야 하고 새로 등장하는 문인들의 활동을 조사하는 등 후속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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