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내진출 기대, 15석 목표… 서울대 폐지해야"

▲ © 4개 대학 학보사 연합
3 월 29일(월), 여의도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 총선전략 및 대학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2004 년은 반세기동안 수구보수세력이 독점했던 한국국회에 '진보정당'이 진출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목표 의석수는 15석이다. 울산, 창원, 거제, 부산, 성남, 인천 등 지역구 7∼8석과 정당지지율 15%로 7∼8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민주노동당은 청년, 노동자, 농민 등 지지기반이 편중돼 있다는 인식이 있다. 기존 지지층 외에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만의 정당이 아니다. 우리는 전체 국민들에게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당원 중 노동자는 43%에 불과하며 그 중 이른바 '조합노동자'의 비율도 높지 않다. 우리의 정책은 이미 다양한 계층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아직 일반 대중에게 민주노동당의 이미지가 과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보정당을 표방하므로 우리의 그런 역동성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역동성과 함께 안정감을 갖고 있다. 또한 우리의 정책은 일관성이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 계획도 갖고 있다. 무상교육[]무상의료 정책만 보더라도, 5만명을 대상으로 한 부유세 11조원과 군축 등을 통한 34조원으로 재원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 "신자유주의 표방하는 열린우리당과는 기본 노선부터 달라"

▲ '개혁', '진보'의 이미지와 이슈를 표방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허울뿐인 진보를 운운하는 열린우리당과는 전혀 다르다. 열린우리당은 법인세 인하, 재벌의 출자총액제도 폐지 검토 등 재벌과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성장' 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사회보장지출 확대와 정규직 일자리 창출 등 '분배를 통한 성장'을 주장한다.

열린우리당은 농업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노동당은 농업을 식량주권, 생태환경보전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인식한다.

열린우리당은 '선 북핵문제 해결, 후 남북교류'입장인 반면, 민주노동당은 먼저 남북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유보적이나,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의 즉각 폐지를 주장한다.

새만금 갯벌 간척사업 강행과 부안 핵폐기장 설치를 주장했던 열린우리당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과 핵폐기장 설치 반대, 재생가능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 서울대 등 4개 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3월 29일자 『대학신문』)에서 청년 실업 문제가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나?
민주노동당은 '청년의무고용제'를 청년 실업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청년의무고용제'는 300인이상 기업은 3%이상, 100인이상 300인 이하 기업은 1%이상 청년 신규실업자(만 15∼29세)를 매년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이를 충실히 시행한 기업에는 고용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동시에 공공부문과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정부 주도 고용창출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 이는 일시적인 일자리 제공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 정부의 대책과는 다르다.

▲ 민주노동당은 학벌주의의 해결을 위한 총선 공약으로 '서울대 폐지'를 내세우기도 했는데 그 취지는 무엇인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는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서울대를 폐지, 국공립대를 통합하고 점차적으로 모든 사립대를 국공립대로 전환해 무상교육을 실시할 것을 주장한다. 특히 소수 권력집단의 생산소가 되어버린 서울대 개혁을 위해서는 '서울대' 졸업장을 주지 않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전국의 국립대 학생들에게 서울대 학부과정을 개방해야 한다. 이는 공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 이번 총선에는 대학생의 유권자운동이 활발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대학생도 여럿이다. 대학생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은?
대학생들의 활발한 정치참여 활동은 대학생 스스로 정치적ㆍ사회적 권리를 찾아나가는 길이자, 우리 정치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당 학생위원회를 통해 대학생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우리는 선거연령 18세로 낮추고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학생들의 정치참여가 보장되는 법과 제도를 만들 것이다.

▲ 여성광역선거구, 여성비례대표할당 등, 여성의 의회진출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여성의 정치참여기회 확대를 위한 민주노동당의 노력은?
민주노동당만큼 여성정책을 '실천'하고 있는 당은 없다. 유명 앵커 몇 사람을 비례대표로 내걸고 듣기 좋은 말만 하는 다른 당들과는 다르다. 민주노동당의 모든 의결기구에는 여성이 30% 이상이며, 이번 총선에서도 비례대표 홀수번을 모두 여성후보에게 배정했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여성이 받아온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그들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영길 대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서울대 잠사과와 파리2대학 신문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기자로 활동하다 노동운동에 투신,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현재까지 민주노동당 대표직을 맡고 있다. 1997년 15대 대선, 2000년 16대 총선, 2002년 16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이번 총선에는 경남 창원 지역구에 입후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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