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과 화려함이 녹아든 감동 … 인도영화

▲곧 국내에 개봉될 예정인 인도영화 '까비꾸시까비깜'의 한 장면 ©

지난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매혹과 열정의 볼리우드」라는 인도 영화 특별전이 마련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인도 여행에서 인도 영화를 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동호회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india movie)에서는 ‘수요 명작극장’, ‘토요 명작극장 재상영’, ‘일요 신작극장’ 등 주 3회 인도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헤나, 인도춤과 같은 다양한 인도 문화를 배우기도 한다.


“우와∼ 저 여배우 너무 예쁘다.”
“오옷, 저런 장면에서 바람이 꼭 부네∼”
배우의 머리카락이 의도적인 바람에 의해 날리는 것을 본 관객들이 야유를 보내면서도 탄성을 지른다. 대학로에 있는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영사모)’ 사무실의 스티로폼 바닥에 빽빽이 자리잡은 50여 명의 관객들은 인도 현지에서 1년 넘게 상영되었던 「꾸치꾸치 호타해(Kuch Kuch Hota Hai)」 (감독: 카란 조하르, 1998)를 관람하는 자리는 열기 가득하다. 3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탄성과 환호를 지르고, 때때로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까르르 웃으며 박수도 치면서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기고 있다. “너무나 정겹고 촌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웃기고 슬프면서도 화려해 감동적이다”라고 이 영화를 관람한 장은희씨는 말한다.

◆헐리우드? 볼리우드!
인도 영화의 대부분은 봄베이에서 제작된다. 따라서 인도영화를 칭할 때 헐리우드에 빗대 볼리우드(Bollywood)라는 명칭을 쓴다. 볼리우드 영화는 절대 빠지지 않는 화려한 춤과 노래 등 뮤지컬적 요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내용과 그다지 큰 연관성이 없더라도 주인공의 현란한 춤과 백댄서들을 동원한 군무가 영화 곳곳에 들어간다. 따라서 인도의 배우들은 아무리 연기력과 외모가 뒷받침된다 해도 오버액션과 춤이 따라주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노래 따로 연기 따로
노래는 배우가 직접 부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백 가수(Playback singer)의 몫이다. ‘물랑루즈’의 바즈루어만 감독은 「까비꾸시까비깜(Kabhi Khushi Kabhi Gham)」에 출연한 한 배우가 노래 부르는 장면을 보고 자신의 영화에 캐스팅하려던 중 플레이백 가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이 영화의 플레이백 가수로 노래를 부른 Alka Yagnik는 ‘물랑루즈’에서 화려한 노래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볼리우드를 관람한 한소영씨는 “대사나 상황에만 의존하지 않고 극의 전개를 춤과 노래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더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춤과 노래가 영화의 맥을 끊어 놓는다기보다는 자연스레 영화에 스며들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는 양념같은 영화
또 삼각관계나 질투와 같은 통속적 요소로 위기를 조장하지만 결국 갈등이 해결되는 해피엔딩으로 끝맺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코믹과 멜로와 액션이 섞여있으며 과장된 영웅상과 오버액션, 인도 특유의 군중무용과 춤을 잘 소화해 내는 예쁜 눈동자의 미녀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멜로, 드라마, 로맨스, 액션, 서스펜스 등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볼리우드를, 인도 요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독특한 맛의 향료인 마살라를 빗대어 ‘마살라 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중성과 경쟁력 지녀
‘인영사모’의 운영자 정광현씨는 “빈부 격차와 신분제도에 묶여있는 인도인들에게 영화는 고달픈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오락거리”라고 말한다.
볼리우드 영화는 인도 현지뿐 아니라 미국, 일본, 영국에 인도 영화사의 지사를 두고 유럽, 동남아,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9년에는 총 412편의 인도 영화가 미국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인도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영화 배급사 ‘메카픽쳐스’는 지난해 인도, 미국, 영국에서 동시 개봉돼 영국의 박스 오피스에서 한 달 동안 10위권 안에 머무르기도 했던 「까비꾸시까비깜」을 수입겙낳의  예정이라고 한다. ‘신비의 나라’, ‘자유로운 영혼의 나라’ 인도의 영화를 보며 색다른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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