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자축구부 SNUWFC 주장 황연수씨

9월의 느지막한 오후 대운동장에서는 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다. 그 사이에는 운동화 끈을 질끈 조이며 연습 준비에 한창인 여자 축구 동아리 SNUWFC가 눈에 띄었다. 분주한 와중에도 부원들을 챙기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SNUWFC의 주장 황연수씨(체육교육과·09)를 만나 봤다.

창단된 지 일년을 갓 넘긴 SNUWFC는 체육 비전공생 부원이 60%에 달하는 신생 동아리다. 지난 7월에 열린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 여자부에 출전했던 SNUWFC는 연습 기간이 짧았음에도 다른 참가 팀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열 두 팀이 네 개의 조로 나뉘어 참가한 이번 경기에서 SNUWFC는 상대방에게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채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경기도 광주팀 원더우먼과 8강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황연수씨는 “후반전에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음에도 4강 진출에는 실패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의 승부에는 황연수씨의 실력이 크게 이바지 했다고 볼 수 있다. “어릴 때 축구 관련 만화를 보고 축구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엘리트 선수로 활동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선수 시절 여자 축구 스타 지소연 선수와 경기를 치룬 경험이 있다”며 “당시 서울에 있던 여자 중학교 축구부가 세 개뿐이어서 자주 만나 승부를 겨뤘다”고 말했다. 운동과 공부 사이에서 고민했던 황연수씨는 축구를 잠시 접고 학업에 열중해 서울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일년 전 여자 축구부 창단을 계획 중이던 과 선배의 권유로 다시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황연수씨가 팀의 주장을 맡은 때는 지난 학기부터다. 새내기부터 대학원생까지 넓은 연령대의 부원들이 속한 축구부에서 황연수씨는 든든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주장으로서 선배와 후배를 동시에 리드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우문에 그는 “나이가 딱 중간인 내가 부원들 사이에서 연결 다리 역할을 하면서 균형을 잡는 데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황연수씨는 연습 진행부터 동아리 행정 업무까지 여러 책임을 두루 소화해야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경기에서 활약하는 주장의 역할에 대한 애정이 가장 깊었다. 그는 “시합 중에 우리 팀으로 경기 주도권이 넘어올 때 특히 주장으로서 뿌듯함이 더욱 크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한편 황연수씨는 아직까지 인식과 지원이 미비한 여자 축구 분야에 대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각 대학 여자 축구부의 수가 적은만큼 주장 간 교류가 빈번히 이뤄진다”면서도 “하지만 각 팀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기 일정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덧붙여 그는 “여자 축구계에도 공식적인 대학축구리그로 자리매김한 U리그가 신설된다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일년간 부단한 노력으로 여자 축구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SNUWFC는 올 하반기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황연수씨는 “다음달에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대학 스포츠 동아리대회와 오는 11월로 예정된 숙명여대 여자 축구 대회 출전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그라운드로 달려가 연습을 시작하던 황연수씨. 우렁차게 구령을 붙이며 지휘하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승리를 향한 뜨거운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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