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대학 언론연합회 공동 인터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오는 26일(수)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열기가 뜨겁다. 지난 13일 본격적으로 유세를 시작하며 선거운동에 뛰어든 두 서울시장 후보를 서울권 대학 언론연합회(서언회)에서 한 발 먼저 만나 출마 계기와 대학생을 위한 정책 공약들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서언회에는 『대학신문』을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 총 9개교 학보가 소속돼 있다.

서울대 법대 졸업, 서울행정법원 판사, 한나라당 대변인·최고위원. 화려한 프로필을 가진 나경원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세심’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지난 8일(토) 국민대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봤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직접 일을 하고 싶어 출마했다.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장을 하면서 ‘약자들의 생활이 참 어렵다’고 느꼈다. 서울시민으로서 서울은 매우 자랑스러운 도시지만 지역구들 간 경제력과 편의시설의 차이가 커 생활 격차가 벌어지는 게 사실이다. 가령 셋째 아이를 성북구에서 낳으면 20만원, 강남구에서 낳으면 300만원을 받는 것이 그 예다. 약자를 배려해 이 수준을 맞춰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생활 격차를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재산세공동과세를 통해 부자구와 가난한 구 사이 재정격차가 16:1에 이르던 것이 4.5:1까지 낮아졌다. 앞으로 이 제도를 더욱 보강해 지역간의 재정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다가구주택 생활지원센터인 햇빛센터와 강북, 강서, 서북 지역에 대한 대형공원 조성도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비강남 지역에 교육시설·도서관을 적극 설치해 교육문화수준을 높이는 등 지역의 가치를 높여가겠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등은 전시행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같은 당 후보로서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향은 좋았다. 디자인 문화도시 지향은 서울의 세계경쟁력을 26위에서 9위로 끌어올렸다. 오세훈 시장이 강조하던 정책 중 서울 대기환경 개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도시경쟁력 향상 등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관광비자 간소화, 신당동 떡볶이촌 명소화, 전통시장 살리기 등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오세훈 시정은 각론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들도 있었기에 낭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공감의 부재가 가져온 문제라 본다. 세부적 추진 과정에서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고 시민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게 됐다. 더구나 시민경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시민들은 가시적 성과보다는 약자배려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세훈 시정의 아쉬웠던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생각인가?

시민들과 공감하며 함께 가는 시장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각층의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소통기구 개설을 고민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시장이 “내가 나서서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확신이 드는 정책이라도 공감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 내가 분명히 약속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서울시 부채 50% 경감인데 이를 집행함에 있어서도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예산 배심원 제도를 통해 시민들의 공감을 구하며 나아갈 것이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거센 요구가 보여주듯 우리사회 대학생들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와 관련해 어떤 대책을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나라 등록금은 OECD국가 중에서도 무척 비싼 편이다. 서울시장으로서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사실 이 부분은 시장의 권한 밖이다. 대학 재정 보조를 시에서 해줄 수는 없잖는가. 대신 시장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법으로 제한된 학교기숙사의 용적률을 완화해 기숙사를 확대할 수 있게 하고, 공동 기숙사 차원의 대학생 맞춤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또 대학가 생활물가 인하나 증가하는 대학생 신용불량자 구제도 고려하겠다.

대학생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학생들이 졸업 후 일자리 고민으로 많이 어려워하고 있다. 취업난 해결을 위해 기업에 청년고용률에 따른 인센티브를 줘 고용을 장려하겠다. 다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에 무작정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려움이 있다. 대신 서울시의 청년 창업 지원 시스템을 더욱 확대해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요즘 청년들을 보니 어딘가 얽매여 일하는 것보다 자기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을 만나봤는데 자신만의 사업 공간을 가장 필요로 한다. 서울시 여유공간 중 10만평 정도를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으로 제공하고 사업이 파산해도 재기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지원하겠다.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시장이 된다. 여성시장으로서 어떤 차별화된 노력을 할 수 있는가?

일단 여성 시장 탄생만으로도 여성의 지위에 획기적인 변화가 올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 여성 시장으로서 보육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 육아지원뿐 아니라 그 제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생각이다. 보육 문제 해결은 여성들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의 것이어야 한다. 이는 단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저출산 자체의 해결과 더불어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도 여성인력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출산과 육아 후 경력단절로 사회진출이 차단되는 문제 등 여러 관련 문제를 세심하게 신경쓰겠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직접 동동거리며 뛰어다녔던 어머니로서 내가 남성 시장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생과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공천날 내 첫 행보는 젊은이들을 향했다. 오후에 사업가 청년들을 만났고 저녁엔 대학가로 이동해 많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박원순 후보의 청년명예부시장도 좋은 아이디어지만 나는 보다 더 실질적인 소통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은 서울시 살림을 꾸려가는 자리기에 어떤 서울시를 만들지 구체적인 비전이 있어야 한다. 이미지나 말뿐이 아닌 진정성에 무게를 두고 생활정책을 매일 하나씩 내놓고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심장부기에 서울의 경쟁력은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따라서 누가 시장이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책임있는 정치를 보여드리는 가운데 세심한 마음으로 서울시민들을 살뜰히 챙기고 약한 편을 먼저 보듬는 서울시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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