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력파 가수들의 순위를 정하던 ‘나는 가수다’가 인기를 끈데 이어 ‘나는 꼼수다’, 일명 ‘나꼼수’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월부터 ‘아이튠즈 세계 팟캐스트 에피소드’ 1위를 차지하며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체 어떤 내용을 다루기에 많은 청취자들을 설레게 한 것일까.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카는 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왜 공중파 프로그램도 아닌 인터넷 라디오 뉴스에 불과한 ‘나꼼수’가 이같은 파급력을 지니게 된 것일까? 그것은 나꼼수가 철저히 은폐됐던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진실을 은폐하는 기성언론이 대중의 신뢰를 상실한 지 오래인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실을 갈구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소 과장됐더라도 권력가와 특권층을 진실의 잣대로 신랄하게 비판하는 나꼼수에 열광하는 것이다. 나꼼수의 인기는 우리 사회에 깊이 내재된 모순에 대한 방증인 셈이다.

대중들의 열광은 나꼼수에 큰 힘을 실어줬고 엄청난 캐스팅도 인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경철, 박영선, 박원순, 박지원, 문재인, 이정희, 홍준표, 김용옥,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등 많은 유명인들이 등장했다. 물론 이들의 출연이 진정한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기 위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성언론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사회풍자 방식이 대중들에게 유희를 제공하면서도 그 무게감은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나꼼수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다.

최근 나꼼수는 정부감시 논란에 휩싸이며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NS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인터넷 방송을 검열의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대표하는 나꼼수를 겨냥했다고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이러한 규제는 나꼼수가 현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꼼수의 대처는 역시 ‘나꼼수’다웠다. 이들은 방송에서 직접 이것이 우리를 향한 법령이라고 공포하며 사람들에게 부당함을 알렸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행보를 더 빛나게 했고 사람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나꼼수의 과장과 비난은 기성언론과 정치판에 가하는 일침이다. 비록 거친 방식일지라도 ‘진실성’을 엿보고자 하는 우리에게 나꼼수는 자유의 분출구가 돼주고 있다. 나꼼수의 유쾌한 반란이 앞으로도 사회의 진실을 보는 새로운 눈으로 역할하길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박진경
지리교육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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