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 허용 여부는 아직도 찬반이 팽팽한 주제다. 의약학분야, 생명과학분야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쓰는 거의 모든 물건은 그 안전성을 확인받기 위해 동물 실험을 거칠 만큼 동물 실험은 인간의 삶과 밀접하다. 21세기는 BT의 시대라고 하는데, 눈부시게 발전하는 생명과학의 꽃을 피우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동물 실험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목적에 의해 희생된 실험동물의 수와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혜택의 정도에 비해 그들은 이제까지 잘 보이지 않았다.  『대학신문』은 실험동물,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글·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사진: 길은선 기자

생명의 탄생=돼지는 장기 및 생리 특성이 인간과 비슷해 실험용으로 자주 쓰인다. 이 사진은 미국에서부터 철저한 절차를 거쳐 수송된 새끼 무균돼지다. 이 돼지는 격리 장치 안에서 어미돼지의 자궁을 적출해 태어난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이 새끼 돼지가 이렇게 특별하게 태어나야 하는 이유는 무균돼지가 효율적인 실험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았던 그들의 생활=박성희 서울대 의대 교수팀은 저난달 돼지의 췌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인슐린을 분비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실험의 중심에는 무균돼지가 있었다. 무균돼지 사육시설은 환기부터 조명까지 모든 것이 철저한 시스템 속에서 통제되며 관련자를 제외하고는 어떤 일반인도 출입할 수 없다. 이 모든 건 돼지가 병에 감염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 실험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함이다.

 

생명을 위한 실험=

생명을 위한 실험=

 

생명을 위한 실험=

 

생명을 위한 실험=늦은 밤 수의대 연구실에서 실험자가 실험을 위해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실험동물은 주로 신약의 부작용이나 뇌의 작용 등을 조사하는 데 이용된다. 그렇기에 연구진은 실험 과정에서 실험동물에게 독성 물질을 계속 주입하거나 뇌를 노출해 자극을 주는 등의 실험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생명을 희생시키거나 극심한 고통을 주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더 많이 배울게=

더 많이 배울게=

 

더 많이 배울게=학생들이 생물학실험 강좌 중 쥐 해부 실험에 이용될 쥐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 수업은 1학년 교양수업으로 생명과학부나 수의예과, 의예과 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이제 이 학생들은 해부를 통해 쥐의 내부 구조를 파악할 것이다. 과학자들만이 행할 것 같은 동물실험은 생각보다 먼 곳에 있지 않다.

 



잊혀지지 않을 그들의 희생=

잊혀지지 않을 그들의 희생=

 

잊혀지지 않을 그들의 희생=생물학 실험을 하던 학생들이 교실의 화이트보드에 실험동물의 명복을 비는 그림을 남겼다. 학생들은 생명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서 희생되는 또 다른 생명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나보다. 학생들이 그린 쥐와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실험용 쥐의 죽음=

실험용 쥐의 죽음=

 

실험용 쥐의 죽음=해부 실험에 이용될 흰 쥐들은 CO2 가스 처리로 사망한다.  실험 중에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동물실험에서 실험 후에 살아 있는 동물들도 이와 같은 이유로 안락사된다. 실험에 사용된 동물들의 사체는 대부분 소각된다.

 



그들의 특별한 산책=

그들의 특별한 산책=

 

그들의 특별한 산책=비글 ‘매직이’는 형질전환을 통해 손톱과 피부가 분홍색이 됐다. 매직이는 연구원과 자주 산책을 나간다. 수의대에서 동물복제를 연구하고 있는 박은정씨는 매직이가 보통 비글들보다 훨씬 예쁘게 생겼다며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연구원이 “매직아”하고 이름을 부르면 큰 귀를 팔랑이며 쪼르르 달려오는 매직이. 무엇이 이들의 산책을 특별하게 하는 것일까.

 



최소한의 윤리=

최소한의 윤리=

 

최소한의 윤리=실험동물윤리위원회에서는 학내 동물실험 계획의 정당성을 심사한다. 이 위원회에서 동물실험 관계자들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동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을지, 더 적은 수의 동물을 덜 고통받는 방법으로 실험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최소한의 윤리일 것이다. 우리는 실험 동물의 희생을 기억하고 이를 줄이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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