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사월이 됐고 ‘19대 총선’이라는 이름의 잔치가 끝났다.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즐거움이었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비극적이었을 결과가 나왔고,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제54대 총학생회(총학) 선거는 참여율 48.7%로 과반의 참여율을 얻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학생사회를 대표할 대표자의 자격은 개표조차 하지 못한 채 아무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재선거가 있을 때까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가 총학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사실 학생들이 얼마나 총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지는 분위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대다수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관심을 가지더라도 학생의 대표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있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는 의견에서부터 총학없이 업무를 연석회의가 대체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사회가 언제나 학생들의 요구 없이도 학생의 입장을 대변해준다면 유용성의 관점에서는 총학이 필요하지 않다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 대학의 사례를 봤을 때 세상은 그렇지 않다. 등록금은 잠시 주춤했을 뿐 언제라도 다시 치고 올라갈 기세를 보이며 심지어 학생들의 의견 없이 소속 학과를 폐지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에게 학생의 입장을 대변할 대표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총학의 일을 대체하고 있는 연석회의는 단과대 업무와 학교 일반의 업무에 겹쳐 과부화 상태이며, 또한 부분들의 연합체라는 속성 때문에 학생 전체의 대표성을 갖기는 힘들다. 결국 우리에게는 총학이 필요하다.

『대학신문』이 진정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는 신문이라고 하면 대표자가 부재한 학생사회에 어떻게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1829호는 아쉽다. 1면에 총학 재선거를 공고하면서 동시에 3면에 선본과 연석회의 의장, 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인터뷰를 게재한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1829호에서는 대표자 없이 보낸 6개월의 시간이 1년이 될 수 있음에 대한 우려나 고민이 들어있어야 했다. 지난 1827호에서 『대학신문』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을 강구했던 것과 같이 총학 선거에 대한 위기를 진단했어야 했다. 물론 다음호 1830호에 게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17일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할 때 오히려 이번 1829호에 실렸어야 더 적합했을 것이다.

이번 총선 최종 투표율은 54.3%였다. 일각에서는 70%를 예상했으나 현실은 잔혹했다. 우리는 고작 100명 중 54명의 결단으로 우리의 4년 혹은 그 미래까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법인화 이후 격동하는 학생사회에 있어 1년, 아니 앞으로 제54대 총학이 맡게 될 반년은 국회의원 임기 4년만큼,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할지 모른다. 그만큼 당신의 한 표는 중요하다.

장성빈
철학과·07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