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
대안적 세계화 모색하는 세계사회포럼
2012 포럼에선 오는 6월 5일 전 세계 공동행동 결의

지난 1월 24일, 수만명의 사람들이 세계금융위기를 타개하는 대안 모색을 촉구하며 브라질의 작은 도시에 모였다. 이들은 ‘자본주의의 위기-사회•환경적 정의(Capitalist Crisis, Social and Environmental Justice)’라는 주제로 6일간 열린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여하기 위해서 전 세계에서 날아온 사회운동가들이었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세계사회포럼은 세계화와 그 폐해에 맞서기 위한 전 지구적 대안을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다. 1999년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 반대투쟁을 계기로 만난 세계의 NGO, 노동조합, 농민단체, 환경단체 등이 세계화의 대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2001년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에서 포럼을 출범시켰던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이 행사는 세계화의 긍정적인 측면까지 부정하기보다는 세계화로 창출된 부(富)를 일반 시민의 이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대안세계화 운동으로 구체화되면서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는 구호를 내걸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세계사회포럼은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과 때를 맞춰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이 위로부터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선진국 중심의 국제회의로 정•재•관계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엘리트의 사교클럽이라면, 세계사회포럼은 각국 시민•사회단체, 비정부기구, 노동조합 등과 제3세계 국가 정상들이 모여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비판하고 대안을 위한 상상력을 나누는 자리다. 일례로 2009년 있었던 WSF의 슬로건 중 하나는 바로 ‘우리는 이미 그렇게 말했다(We Told You So)’였다. 예전부터 WSF가 경고해 온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현실로 닥쳤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 WSF에는 ‘금융거래 과세를 위한 시민연합(ATTAC)’, 국제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Via Campesina)’, 세계여성행진 등 WSF의 전반적 운영을 주도해 온 단체들뿐 아니라 미국의 월가점령시위대(Occupy Wall Street), 스페인의 ‘분노한 사람들(The indignant)’, 칠레의 학생시위대 등 자본주의의 탐욕과 사회불평등을 성토하며 새롭게 등장한 운동의 대표들도 참여했다. 올해 행사의 주요 화두는 미국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확산된 세계경제위기 해결과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이었다.

WSF는 대안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뿐 하나의 기구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공동 결의문이나 강령 등은 결정하지 않고 마무리됐다. 다만 오는 6월 13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개최되는 UN 지속가능개발회의(리우+20)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6월 5일을 공동행동의 날로 정하고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 사회•환경적 정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제13회 WSF는 내년 초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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