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보는 것은 세상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독자들이 신문 내의 모든 기사를 정독해 한 호의 신문이 담은 모든 정보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들은 나름의 뚜렷한 선호 기준을 가지고, 혹은 모든 기사를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기사를 선별해 읽게 된다. 곧, 대부분의 독자들은 ‘훑어’ 본다.

이 때, 헤드라인과 사진, 그림 등은 신문이 그 내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주요 기제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몇 개의 글자 혹은 곡선들의 조합이지만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동시에 기사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야 한다. 그 중 그림의 사용은 형식이 한정된 헤드라인이나 사진보다 창의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의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대학신문 1832호에서 드러난 그림의 사용 방식을 보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먼저 2면에 실린 4컷 만화 「호모 샤피엔스」를 보자면, 4컷의 만화가 어떠한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불명확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신문에서 만평 혹은 4컷 만화는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더러 신문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경향신문의 경우, 「장도리」는 컷의 변화를 이용한 촌철살인으로 이름이 높으며 경향신문의 사회비판적 특성까지 반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호모 샤피엔스」는 ‘엉망진창 캠퍼스’, ‘38년 동안 방치’ 등의 서술로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고 있으나 전달이 분명하지 않아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10면과 11면에 이어진 기획 기사 「투기를 넘어 대안을 찾다」의 구성 또한 아쉽다. 먼저 우측 위에 수록된 도표를 보면, 금융 세계화가 어떠한 역사적 흐름을 가지는지에 대해 총괄적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화살표 형태와 다양한 배색 조합이 겹치며 깔끔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덧붙여 어두운 배색의 수많은 그림들로 이루어진 테두리나 과한 헤드라인 글씨체의 사용은 오히려 기사에 대한 집중을 방해할 수 있어 역효과의 느낌이다. 

반면 18면의 대학만평은 그 의미가 독자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되며 독자로 하여금 표현력에 감탄하게 한다.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스탬프를 찍는 손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최근에 오바마가 동성 연인의 결혼이 허가돼야 한다고 발언한 역사적 사건과 지난해 물의를 일으켰던 미대 졸업전시 이성애 권장 캠페인을 연결해, 만평에서 무엇을 말하는지를 분명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신문에서 등장하는 그림은 단지 곡선과 곡선으로 연결된 선들의 조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림은 그 함의를 가장 효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강한 시각적 효과의 표현 기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표현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장성빈
철학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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