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과 학비, 이중고에 시달리는 대학원생
학업과 학비, 이중고에 시달리는 대학원생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2.09.0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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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서울대 대학원, 이대로는 안 된다 ①

『대학신문』은 이번주부터 4주간 대학원생 관련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는 지난 학기에 이어 대학원생들의 경제적 여건, 연구 환경, 건강 및 시간, 인권 문제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대학신문』이 지난학기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에 지장이 있다는 학생은 45.7%에 달했다. 대학원생들은 장학금 등 외부 지원이 없는 경우 부모님께 손을 벌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체적으로 학비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학비 마련을 위해 시간을 뺏기다 보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해 결국 대학원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학원생들은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 부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문조사의 자유기술에 따르면 인문·사회계의 한 대학원생은 “등록금이 학부에 비해 백만원가량 더 비싸지만 장학금 지원은 적어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경제적 부담으로 중도에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자연과학계의 한 대학원생 또한 “실험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해 부모님의 재정적 지원 없이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학원생을 위한 경제적 배려나 지원은 충분치 않았다. 서울대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대학원생의 1인당 평균 장학금 수혜액은 한 학기에 128만원으로, 이는 단과대에 따라 적게는 300만원에서 600만원 이상인 등록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금액에 포함된 BK21연구장학금은 연구에 대한 인건비이며 사업단에 소속된 일부 대학원생들만 받을 수 있다. BK21연구장학금을 제외하면 대학원생 장학금의 대부분은 교내 예산에서 충당되며 교외장학금의 경우 절대액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대학원생의 교외장학금 수혜인원은 학부생의 1/7이며 지원금은 1/4에 불과하다.

또 대학원생은 등록금 관련 논의에서도 우선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올해 학부 등록금은 5% 인하했으나 대학원 등록금은 동결한 바 있다. 한 대학원생은 “모든 혜택이 학부생 대상으로 한정돼 있다”며 “자발적으로 선택한 길이라고 해도 연구 분야의 질적 향상을 위해 대학원생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원생 장학금이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학원생을 위한 교내 장학금은 대부분 강의보조 등의 업무에 대한 대가성 장학금이다. 하지만 강의 연구 지원 장학금과 근로장학금은 물가와 관계없이 5년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협동과정의 한 대학원생은 “인건비가 6년 동안 오르지 않았다”며 “석사 80만원, 박사 100만원으로 이십대 후반의 대학원생이 생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내에서 유급업무를 하고 있는 다른 대학원생도 “업무량은 점점 증가하지만 이에 따른 보수는 변화가 없다”며 “물가 상승과 등록금 인상을 반영해 학내 유급업무 급여도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TA/RA에 대해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월급을 지급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대신 미국대학처럼 TA나 RA 중 하나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학생이 주당 40시간 정도를 반드시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방향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한 학생도 있었다.

한편 일부 대학원생들은 장학금을 반납하고 재분배를 받는 학과별 관행에 반발하기도 했다. 인문·사회계의 한 대학원생은 “내부적인 관습에 의해 과내에서 장학금 배분을 경제적 형편이 아닌 연차 순으로 선배에게 우선 할당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관행에 이의를 제기했다. 공학계의 대학원생도 “전체 학생의 RA 지원금을 모아 박사, 석사에 차등을 둬 다시 분배가 이뤄지며 혼자하는 학부 TA 지원금 또한 분배의 대상이 된다”며 “학교 차원에서 직접 임금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도 최근 대학측에서는 대학원생 처우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본부는 기초학문분야 학문후속세대 장학금을 신설해 96명의 박사과정 학생에 1인당 2천만원 이상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원생 처우 개선을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박소영씨(법학부 석사과정)는 “박사과정 재학생 및 연구생만 5천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몇백명을 지원하는 것은 대학 문제를 전면에 걸쳐 해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대학신문』 2012년 5월 27일자)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학원생의 경제적 지원과 관련해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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