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들어 『대학신문』을 보면서 또렷하게 느낀 하나의 기시감이 있다면 학생들의 이야기, 특히 학생 자치와 학생회의 이야기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필자는 학생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학내외의 주요 화두와 이를 둘러싼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반응에 민감하며 총학생회를 비롯한 단과대 학생회와 다양한 학생 단체의 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신문』은 학내외의 소식을 다양하면서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학내 종합주간지로서 이러한 정보를 습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어왔다. 그러나 개강 이후 발간된『대학신문』에서는 학생회 관련 기사를 찾기 어려웠다.

물론 학생회 관련 기사의 감소를『대학신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만큼 학생회 활동이 저조하다는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의 캠퍼스에는 학생회의 최근 동향을 알 수 있는 매체들보다 채용 설명회와 광고 포스터가 훨씬 더 많다. 그나마 가을의 교정을 허전하지 않게 채워주는 학생들의 매체는 개강을 맞아 공연 홍보 및 회원 모집에 열심인 동아리 포스터가 아닐까. 그러나 지겨울 만큼 오래된 담론인 학생회 활동의 침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체념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지겨울 만큼 오래된, 심지어 낯설지도 않은 하나의 ‘경향성’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학내외 정세가 다르고 이에 따라 학생회의 활동도 탄력성을 가지지만, 임기 초인 1학기에 비해 학생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2학기는 우스갯소리로 ‘레임덕’이라 불리며 저조한 활동을 보이는 시기로 일컬어지곤 한다. 이렇게 굳어진 경향이 하나의 사이클이 돼 적막한 캠퍼스에 고요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신문』을 읽다가 이런 아쉬움들을 토로하고 있는 이유는 학생회가 요즘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신문에서도 다루지 않으니 더욱이 신경조차 쓰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신문이 학생회의 이야기를 더 많이 다루었으면 좋겠다. 오래되고 무기력한 경향성이 아니라 반경향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학생회 활동의 감시자이자 추동자로서 기능했으면 좋겠다. 필자의 학생회 활동 경험을 돌이켜 보아도 언론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존재이지만 동시에 중요한 이슈화의 통로였으며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추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신문』이 적극적으로 학생회의 활동을 보도함으로써 학생회에 대한 관심과 여론을 추동하고 그로 인해 학생회의 활동이 동력을 얻는 선순환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기 막바지에 이른 지금, 각 학생회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임기 동안의 평가는 어떠한지, 학생회 선거와 차기 학생회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세울 수 있을지, 학생회의 역사는 어떻기에 이 지경이 됐는지 등 지금 이 순간에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

이아로미
미학과·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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