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회]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

지난달 26일 두산인문관(8동) 연강홀에서 다큐영화 「두 개의 문」 상영회가 열렸다. 통합과학연구회와 인문대학생회, 농생대학생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상영회에는 영화 상영 이후 김일란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독립 영화임에도 전국에서 7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례적인 흥행기록을 세운 「두 개의 문」은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6명과 진압에 나선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9년 용산 참사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참사 당시 기록된 영상과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재구성해 3년 전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관객들 눈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사진: 신선혜 기자 sunhie4@snu.kr


김 감독은 용산 참사의 경과를 목격하면서 느꼈던 억울함이 영화 제작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아침에 주검이 된 가족과 이웃을 마주했을 때 철거민들이 느꼈을 분노를 대변하려 했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질된 억울한 상황을 영화로 사회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영화 속에서 철거민 뿐 아니라 경찰특공대의 상황까지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성급한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특공대원들도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라며 “이를 통해 특공대원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 감독은 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 옥상에 위치했던 실제 문을 지칭하는 ‘두 개의 문’과는 별개로 영화의 제목에 ‘방관과 개입’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관객이 3년 전의 용산 참사를 다시 경험한다면 그때처럼 방관할 것인지, 아니면 개입할 것인지 두 개의 선택을 두고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사회적 여론이 형성돼 언젠가 용산 참사의 진실이 드러나기를 원한다는 염원으로 자리를 마무리지었다. 그는 “이 영화의 흥행만으로는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할 동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져 언젠가 철거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제도를 개선시킬 사건으로서 용산 참사가 회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회에 참석한 이원준씨(인문계열1·12)는 “잊혀져가던 용산 참사의 아픔과 문제점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