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일본의 66개 대학에서 법과대학원(로스쿨)이 문을 열었다.


도쿄대 등 국공립대 21개교, 와세다대 등 사립대 45개교의 로스쿨이 문부과학성의 최종승인을 받았으며 총 입학정원은 5500여 명 규모다. 도쿄대, 게이오대 등 주요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일본의 사법시험은 합격만 하면 안정된 수입과 사회적 지위가 보장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응시자들이 몰렸다. 일본 정부는 사법시험에 대한 이러한 과잉 열기로 인해 대학의 법학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 하에 사법시험 개선안을 마련하고 로스쿨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의 로스쿨은 ‘점에서 프로세스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법학교육 정상화, 충분한 법률 서비스 제공 등의 취지에서 도입됐다. 슬로건의 의미는 현(現) 사법시험과 같이 단 한번의 경쟁선발시험에 합격하면 법조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 교육 과정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로스쿨 도입을 통해 현재 1천명 선인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2010년까지 3천명 선으로 끌어올려 국민들에게 충분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스쿨 도입으로 일본 대학 법학계는 법조인 양성기관과 법학 연구 기관으로 이원화, 재편됐다. 로스쿨은 현역 변호사를 대거 교수진으로 배치하는 등 사법시험 중심의 커리큘럼을 갖췄다. 기존의 학부과정의 법학과와 법학대학원은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돼 법학 연구자 양성을 위해 운영된다.

로스쿨은 법학 이수자를 위한 2년 과정과 미이수자를 위한 3년 과정으로 나뉘며, 법학 미이수자의 경우 2년 과정의 이수를 위해서는 별도의 합격 시험을 치러야 한다. 올해 로스쿨 입학자들은 그들이 졸업하게 되는 2006년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신(新) 사법시험을 치러야 한다.  현 사법시험은 응시자격의 제한이 없는 반면, 신 사법시험은 로스쿨 졸업자와 예비시험 합격자에게만 응시자격을 부여한다. 또 응시자격이 졸업 후 5년 안에 3번으로 제한되며 로스쿨 입학 1년 안에 현행 사법시험을 보는 경우에도 3번 중 한번 응시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 자격제한이 엄격해진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위해서는 로스쿨을 관할하는 문부성과 신 사법시험을 관리하는 법무성 사법시험관리위원회의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설립과정에서부터 로스쿨 설치, 설립인가 등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현재도 사법시험 내용 및 형식 등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현재는 시험과목만이 발표된 실정이다.

로스쿨의 1년 등록금은 평균적으로 200만엔에 달해 많은 대학이 주요 수입원으로서 로스쿨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일본의 전문대학원은 로스쿨 이외에도 게이오대, 와세다대 등의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있으며, 앞으로 쓰쿠바대는 국제경영전문대학원(IMBA), 오사카대에서는 경영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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