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선거 사흘간 잠정 투표율 19.39%… 단과대 선거 무산으로 연석회의 구성도 어려울 전망

지난 20일(화)부터 진행 중인 제55대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투표율 저조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사회대와 농생대 등 단과대 학생회 선거도 다수 무산되거나 연장투표가 진행됨에 따라 학생사회의 대표자가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 22일까지 진행된 총학 선거의 투표율이 예년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19.39%를 기록한 채 본투표 마지막 날을 앞두고 있다. 본투표 기간인 지난 20일부터 3일간의 잠정 투표율은 각각 6.53%, 7.30%, 5.55%로 누적투표율 19.39%(간호대 제외, 의대 23일분 제외)의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투표율은 무산됐던 제54대 총학 선거의 사흘간 누적투표율인 27.2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게다가 사흘간의 누적투표율인 19.39%는 제54대 총학 재선거 첫째 날 투표율인 18.93%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투표율로는 연장투표 가능성조차 불투명하다. 그동안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총학 선거 본투표기간에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연장투표를 실시해왔다. 이번 선관위에서 잠정적으로 정해놓은 연장투표 가능 투표율은 35%다. 본투표 마지막 날인 오늘 투표율이 대략 15%를 넘지 못하면 연장투표조차 실시하지 못한 채 선거가 무산될 수도 있다. 다만 선관위는 연장투표 가능 투표율이 잠정적으로 35%로 정해져 있지만 35%보다 낮아도 선거 성사 가능성이 있다면 논의 후 연장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투표율 저조 현상의 원인으로는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이 꼽히고 있다. 경영대의 한 학생은 “연이은 학생회장의 사퇴 등으로 인해 학생회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다”며 “과연 학생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사회를 위해 일해줄 것인가에 대한 불신이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대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 선거의 무산 위기로 인해 학생사회의 대표가 없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 부위원장 이주용씨(자유전공학부·09)는 “본부와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외부에서 서울대와 관련된 일을 진행할 때 학생들의 힘이 되어줄 주체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학생사회에 염증을 느끼는 것도 있겠지만 다음 학생회는 다를 수 있으니 총학 선거가 성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학 선거가 무산될 경우 구성되는 연석회의도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줄줄이 무산 위기에 놓임에 따라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대와 농생대 학생회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고 인문대도 논란 속에 연장투표를 진행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관련기사: 2~3면>. 선거가 무산된 단과대의 경우 단과대 연석회의를 구성하기 때문에 단과대 연석회의의 의장들로 구성된 연석회의가 총학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과거 법대 A반 회장이었던 김재원씨(법학전문대학원)는 “연석회의 주축이 되던 몇몇 단과대의 학생회 선거가 무산되면서 연석회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게다가 총학과 단과대 학생회가 서로 견제하고 도움을 주는 균형이 무너지면 학생사회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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