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포세대’, ‘88만원 세대’ 등으로 불리며 경제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서로 도와 자립하기 위해 뭉쳤다. 지난달 23일(토)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 ‘토닥토닥 협동조합(토토협)’에 대한 얘기다. 토토협은 △긴급생활자금 대출 △재무상담 △생활·재능 상호부조 등을 통해 청년들이 경제적 자존감을 회복하고 함께 자립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공제협동조합이다.

삽화: 강동석 기자 tbag@snu.kr

토토협은 구직자, 실업자, 아르바이트생 등 상황을 막론하고 모든 청년이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책이 부재하다는 문제인식에서 시작됐다. 당시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이던 조금득 대표는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긴급생활자금을 빌리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느끼고 청년유니온 조합원과 함께 토토협을 창립했다. 만 15세에서 39세 사이의 청년 중 매달 5천원에서 5만원의 출자금을 낸 누구든 토토협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토토협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긴급생활자금 지원이다. 50만원 한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일반 대출’, 병원비, 약값 등 긴급한 자금 마련을 위한 ‘긴급 대출’, 자신이 출자한 금액의 70%까지 대출할 수 있는 ‘범위 내 대출’ 등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생활자금을 지원한다. 기존의 계나 상조회의 기능을 협동조합으로 옮겨 운영하는 것이다. 이율은 0~2%로 일반 금융권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조 대표는 “개인적인 이유로 제도권 은행 이용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일종의 사회안전망 역할이 될 것”이라며 제도의 의의를 설명했다.

나아가 토토협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재무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각자의 수입에 맞는 적절한 지출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잘못된 사회구조 속에서 청년들이 돈에 대해 갖게 된 그릇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재무상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조 대표는 “금전지원이 생활안정의 본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재무상담을 통해 청년들의 무너진 경제적 자존감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토토협은 그 역할을 경제적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청년끼리 생활 전반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호부조시스템으로 확장시키려 한다. 협동조합 행사에 참여하거나 생활부조, 재능나눔 등을 통해 쌓을 수 있는 마일리지(토닥씨앗)를 대출 기준에 포함시켜 청년들의 협동조합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어 학습, 악기강습, 법률지원 등의 재능나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토토협은 200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1,200만원의 출자금을 모은 상태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사회적 경제 프로젝트에 선정돼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토토협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사회안전망을 뛰어넘어 청년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조 대표는 토토협이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꿈을 이루는 공간”이라며 “청년들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금융생활협동조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소셜펀딩):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