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② 마당패탈

“산 좋고 물 좋고 얼씨구 좋다!”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이 대사를 읊으며 신명나는 춤사위를 만들어 낸다. 뛰어올랐다 내려앉기도 하고 팔을 곱게 폈다 큰 원을 그리며 내리기도 한다. 한쪽에서 연주되는 장구와 북, 꽹과리가 어우러진 장단이 신바람을 부추기고 있었다.

지난 1월 28일(월) 마당극 동아리 마당패탈이 고성오광대보존회가 주최하는 동계탈놀이배움터에 참가해 전수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기본무 연습은 고성오광대보존회장이자 고성오광대의 전수자인 이윤석 회장이 크게 “베기!”를 외치며 시작됐다. 그의 구령에 맞춰 학생들은 손날로 무언가를 베는 듯한 춤동작을 따라한다. 이 회장은 “‘베기’ 동작은 과거 조상들이 나쁜 것을 떨쳐내려는 염원을 몸짓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손날에서 만들어내는 칼을 진검이라 생각하라”고 말했다.

서민들의 여러 소망이 담겨 만들어진 고성오광대는 경상남도 고성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면극으로 문둥북춤, 오광대놀이 등 5과장으로 구성돼있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탈춤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중요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이 회장은 기본무 연습 내내 “전수 받을 때는 춤 동작만 따라 추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말을 들은 학생들도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를 생각해 보는 듯 신중한 몸짓을 보여줬다.

 

사진: 김은정 기자 jung92814@snu.kr

 

기본무 연습 후 이 회장이 시범을 보였다. 흰 한복을 입은 그는 오른 쪽 발을 내딛는 것으로 춤을 시작했다. 그는 장단에 맞춰 허리를 숙이며 팔을 쭉 뻗고 부드럽게 넘실댔다. 넓은 실내를 가득 채운 장단 속에서 그의 동작 하나하나가 빛나고 있었다. 시범이 끝난 뒤 학생들이 그가 천천히 보여주는 동작을 따라했다. 편한 복장의 학생들은 말 한마디 없이 춤을 췄지만 세미나실은 마치 수다를 떠는 학생들이 가득 모인 것처럼 활기 넘쳤다.

마당패탈은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를 극의 형식에 담아 공연하는 마당극 동아리다. 여름과 겨울방학에는 함께 전수를 다니고 봄, 가을에는 전수를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대본을 써 창작 마당극공연을 연다.

사진: 김은정 기자 jung92814@snu.kr

이번 겨울방학에 마당패탈은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약 일주일간 전수회관에 머무르며 전수일정을 소화했다. 극에 필요한 기본무, 개인무뿐만 아니라 장구나 꽹과리 연주도 배운다. 전수에 참가한 이태연씨(역사교육과·11)는 “단순히 동작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도 함께 배울 수 있어 더욱 재밌는 전수”라고 말했다.

 

‘한삼자락 휘감으며 비틀비틀 춤을 추자’. 78년도 대학가요제 입상곡인 ‘탈춤’의 가사다. 가사처럼 장단에 맞춰 춤추고 있는 마당패탈은 ‘신명’을 온몸에 휘감고 있었다. 마당패탈의 신나는 춤사위 위로 탈춤의 가사가 흘러가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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