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스누리그의 심판을 보면서 심판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주 고민한다. 나는 적어도 한가지 확실한 명제를 얻어냈다. ‟심판은 경기하는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내 보조운동장은 매우 위험하다. 고르지 못한 땅은 불규칙 땅볼을 자주 만들어 내고 낡고 녹이 슬어버린 안전망은 관중들을 보호해줄 수 없다.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운동장 우측의 둔덕이다. 전속력으로 달려 포구를 하러 가다가 다치기가 부지기수다. 보조운동장에서는 정규 수업과목인 야구, 양궁 등이 진행되고 있고 야구 과목의 경우 올해부터 수강정원이 각 10명씩 증원됐다. 그만큼 다칠 수 있는 학생들도 늘어난다.

3년 전 학내 2500여 명의 학생들의 마음이 한 곳에 모였다. 보조운동장 시설 개선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결과를 바탕으로 총장님께 개선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 그러나 세 번의 겨울이 지나도 우리에겐 단지 예산 배정 탈락이라는 대답밖에 없다.

어떤 스포츠에서든 부상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간 충돌은 심판으로서 조절할 수 있는 변수지만, 경기장은 심판 혼자서 제어할 수 없다.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학생들은 다치치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금강
정치학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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