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화)부터 나흘간 제55대 총학생회 재선거 투표가 진행됐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11일로 아직 그 성사 여부를 알 수 없으나 지난주 대학신문의 관련 보도를 보면서 왠지 기사에서부터 회의적인 논조를 취하고 있지 않나하고 느껴진다. 총학 관련 기사는 총 네 개로 종합 1면과 3면에서는 총학 재선거의 시행을 공지하고 학생 참여율이 0%라는 정책간담회의 암울한 상황-텅빈 강의실에 덩그러니 후보자들과 학내 언론 관련자들만 앉아있는 사진과 함께-을 보여줬으며 의견란의 ‘아크로의 시선’과 사설란에 예비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과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실렸다. 이렇게 네 개 란을 총학 선거에 할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안에 대해 호소력이 부족해 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신문을 읽었지만 나부터도 이번 총학에 찬성표를 던져야 할지, 반대표를 던져야 할지, 아니면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각각의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견면에서 김현수씨가 얘기한 바 있듯 2009년 선거부정 의혹 이후로 11월 선거는 단 한번도 성사된 적이 없으며, 2011년의 봄 선거와 2012년의 봄 선거로 당선된 총학들은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총학 담론에 아예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대학신문』은 우선 민감하고 뼈아픈 얘기일지언정 지난날의 선거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며 현재 투표율이 저조한 원인을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우리에게 연석회의가 아닌 총학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면 왜인지를 현 선본의 공약들과 함께 좀더 풍부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서포터즈」 선본의 공약과 정책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란이 별도로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을 준다. 지난호에 실린 내용과 선본 소개와 셔틀 정류장이나 학생회관 등에 게시된 포스터나 배포된 리플렛에 실려 있는 말들과 중복된다고 해도 말이다. 또 투표에 대한 학생들의 인상과 의견, 이해도 등 더 적극적이고 풍부한 인터뷰들을 실었다면 훨씬 생동감 있는 기사가 됐을 것이다. 바로 투표가 진행되는 시기에 발행되는 지난호에서는 총학이 무엇이고 우리에게 그것이 왜 필요한지 핵심적인 정보를 주는 것에 주안점을 뒀야 했다. 단지 시행 자체와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율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독자들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학생들은 이미 너무 오래전부터 실망해왔기 때문이다.

 

정예련
작곡과·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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