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당신이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 강혜정 기자
  • 승인 2013.09.29 0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관악을 받쳐주는 그들의 이야기 ①

학생, 교수, 직원 등 서울대인의 일상은 오늘도 아무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존재조차 모르는 '누군가'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에서는 어떤 이들이 우리의 캠퍼스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봤다. 

바로처리센터의 하루는 바쁘다. 학교 곳곳을 정비하다보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이다.『대학신문』에서는 학내의 고장 난 부분들을 해결해주는 바로처리센터의 김기업 담당관(47)과 시설지원과의 이창국 행정관 직원(55)을 만났다.

▲ 사진: 까나 기자 ganaa@snu.kr

◇꺼지지 않는 바로처리센터의 불빛=바로처리센터로의 민원접수는 24시간 가능하다. 전화 담당 직원은 오후 6시까지만 접수를 받으며 업무시간 외에는 야간 담당이 교대로 당직을 서 접수를 받는다. 한 밤중에도 늘 한두 건 이상의 접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직원들은 상시대기 중이다. 김기업 씨는 “접수를 받으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해 일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실제로 접수된 일의 대부분은 한 두시간 이내에 해결돼 학내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기계, 토목, 건축, 전기 분야로 나눠 접수가 이뤄지면 해당 건물을 담당하는 권역에서 적합한 현장 직원을 보낸다. 이창국 씨는 “각각 맡고 있는 건물이 있어 전화를 받으면 담당 권역에서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불이 나갔다’, ‘콘센트가 이상하다’ 등의 접수 내용을 확인한 담당자는 바로 적합한 장비를 갖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바로처리센터 직원은 항상 사다리와 같은 장비를 들고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경차인 다마스 2대를 비치해 두고 있다. 당신이 의식하지 못했을 뿐, 바로처리센터의 마크를 단 다마스는 지금 이 시간도 학내 구석구석을 돌고 있다.

◇어떤 고장이든 해결해드립니다=김기업 씨는 “기계분야에서 우리는 고정시설물을 담당하고 있다”며 “에어컨, 환풍기 등 평소 생활과 밀접해 있는 기존시설물을 교체,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은 마치 아파트 관리자와 같이 물, 가스, 냉난방 전반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 건축, 토목 분야 중 도로를 보수하는 등 일의 규모가 클 경우 직접 처리하지 않고 용역업체를 선정한다.

형광등과 화장실 관련 사항은 바로처리센터의 업무중 대다수를 차지한다. 반복적인 일처리가 지겨웠던 적은 없을까? 이창국 씨는 “물론 비슷한 일인 경우가 많지만 이젠 그런 일상도 익숙하다”고 차분하게 얘기했다.

◇평생토록 해나갈 일=
한편 바로처리센터 대부분의 직원들은 근무한지 10년 이상 된 경력자들이다.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만큼 많은 사연을 가진 듯했다. 이창국 씨는 “시설이 고장 난 것 때문에 교수, 학생들이 화나서 전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면 가능한 친절하게 대답하려 한다”고 대응방법을 밝혔다. 실제로 며칠 전 한 연구원이 2시간 동안 형광등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바로처리센터의 업무가 아님에도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사례도 종종 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기업 씨는 “이렇게도 부딪히고 저렇게도 부딪히고 해야 일하는 맛이 있다”며 “이젠 이 일을 숙명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빡빡한 업무로 쉴 틈이 없는 그들은 어디서 힘을 얻을까? 이창국 씨는 “많이 노후화 된 시설을 수리하고 난 뒤 구성원들이 다시 원활하게 생활할 수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시 고장 나는 일이 적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혹시 수리 이후 불만전화가 온 적은 없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기업 씨는 “접수 받은 건 확실히 처리하니까 그런 일은 없죠”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자신의 일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김기업 씨는 “늘 긴장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라며 힘든 점을 말했다. 이들은 하루에 100~150건의 결코 적지 않은 양의 일을 처리한다. 접수가 들어오면 금방 출발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항상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바로처리센터는 이동시간을 더 단축하기 위한 보완책을 구상하는 중이다. 형광등이 깜박거리거나 화장실에 물이 새고 있다면 이제 고민 말고 880-2000번으로 전화해보자. 바로처리센터는 오늘도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