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초로 예정됐던 대학원 총협의회(총협) 회장 선출이 후보자 부재로 무산됐다. 무산 사태를 논의하고 그간 총협의 활동을 뒤돌아보기 위해 지난 12일 중앙운영위원회 비상소집회의(비상회의)가 개최됐다고 한다.
 

지난 해 4월부터 『대학신문』은 대학원생들의 경제적 곤란과 사제 관계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 등 대학원생 고유의 문제와 그 해결방안에 관심을 보여 왔다. 학내 구성원으로 대학원생이 갖는 역할과 지위를 생각하면 이런 관심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대학 전체로 볼 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다행히 작년 10월에는 인권센터가 ‘서울대의 인권, 어디에 있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주최해 『대학신문』의 관심을 이어나갔고, 이런 논의는 이후 대학원생의 인권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나아가 제기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1월 학생처의 주최로 본부와 대학원생 간의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총협에 대한 논의가 처음 등장했고 이후 대학원생 임시협의회가 탄생했다.
 

총협은 지난 7월 설립공청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평의원회에 대학원생 대표 참관 △등록금심의위원회 참관 △보건소에 모유수유실 설치 △생활협동조합 회의에 대학원생 대표 참석 등 나름의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현재 회장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추후 활동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비상회의 자리에서는 대학원생들의 바쁜 연구현실, 호의적이지 않은 일부 교수의 시선 등으로 인해 대학원생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어렵고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학원생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은 그들을 대표하는 한 목소리가 있을 때 실질적 해결의 계기가 마련된다. 총협이 이제까지 진행해온 활동만을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대학원생 모두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청된다. 또한 총협은 이번 사태를 관심 부족의 원인을 살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보다 활발한 홍보와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대학의 다른 구성원, 특히, 교수들 역시 대학원생들의 총협 활동에 관심과 격려를 표할 필요가 있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서울대학교의 미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핵심 구성원인 대학원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총협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총협은 구성을 서둘러 대학원생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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