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법조인을 위해
'용'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법조인을 위해
  • 대학신문사
  • 승인 2013.11.0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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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들은 입신양명을 용이 되어 승천하는 것에 빗대어 ‘등용문’이라 불렀는데, 이는 오늘날의 ‘고시’로 이어졌다 할 것이다. 그 중 사법시험을 통해 지금까지 배출된 우리의 법조 선배들은 우리 사회를 이끌며 ‘용’이라는 묘사가 전혀 아깝지 않은 눈부신 성과를 이룩했다. 짧은 시간 안에 법치주의가 바로 서고, 사회적 약자와 기본적 권리들이 법의 보호를 받게 된 것은 모두 사법시험과 이를 통해 승천한 용들이 물려 준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의 이면에는 일부의 ‘용’들이 사회에 드리운 어둠 또한 존재했다. 법조인으로의 등용문이 좁고 험난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독점적인 지위가 보장되었고, 심지어 일부는 이처럼 힘들게 얻은 지위를 사익 추구를 위해 남용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법조 비리와 전관예우의 관행 등이 연일 언론에 보도됐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한편 OECD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 변호사 수가 턱없이 부족하였음에도 공급 규제는 계속됐다. 경쟁이 실종된 상황에서 국민들은 값비싼 법률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사법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충분히 구제받지 못했다. 게다가 젊은이들이 ‘용’이 되고자 벌이는 무한 경쟁은 규모와 치열함이 점차 더해갔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했다. 평균 5년, 기약 없는 시험공부를 고시촌으로 대표되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경제적 약자가 설 자리는 없었다. 개천은 이미 마르고, 오직 용들만이 남아있었을 뿐이다.

사회는 더 이상 홀로 높은 곳에서 국민을 내려다보는 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국민의 곁에서 어렵고 곤란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이웃이자, 낮은 자세로 국민들을 섬기는 ‘사람’으로서의 법조인이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런 이상을 위해서 5년 전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작되었다. 이를 통해 △정규 교육을 통해 안정적으로 법조인을 양성하고 △변호사 공급을 두 배 이상으로 확충해 공급 규제의 폐단을 무너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정원의 5% 이상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57%)이 가계 형편에 따라 장학금을 받아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5년이 지난 지금, 사법 개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도 여러 가지 보완할 사안들이 존재한다. 특별전형은 보다 확대되고 또 엄정하게 관리돼야 하며, 실무 교육 또한 지금 보다 강화돼야 하고, 각 학교별로 특성화 분야를 육성해 나가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기존 법조사회 그리고 국민들의 조언과 질책을 늘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며 개선책을 끊임없이 모색해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해 근거 없는 중상과 비방을 일삼으며, 심지어 이 제도의 근간을 흔들려는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기회 균등을 명분으로 예비시험 도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변호사 배출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법학전문대학원의 육천 학우 중 거의 80% 가량이 장학금(57%)이나 학자금 대출(23%)을 통해 학비를 조달하는 평범한 학생들이고, 이 제도로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법조계에 사회적 취약 계층의 진출이 늘어났다. 또한 모든 공직은 일체 학벌을 고려하지 않고 졸업생들을 선발하고 있고, 첫 졸업생 중 10% 가량이 공익 인권 분야의 활동에 종사하게 된 것도 사상 최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몇몇 사례를 침소봉대하여, 그나마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전혀 확인되지 않은 전언만을 바탕으로, ‘돈스쿨’이니 ‘현대판 음서제’라고 감정적으로 비난하시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또 기존 법조인들은 원적지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면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 대해서는 출신 학부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는 등 원하는 결론에 사실을 끼워 맞추는 왜곡들도 마땅히 지양돼야 할 것이다.

뜻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고, 차별 없는 법률 서비스의 제공으로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은 바로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다. 독자들께서도 이러한 노력에 대해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고, 또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잊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리하여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그 도입 취지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류재현
법학전문대학원ㆍ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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