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개강한 지 3주차가 밝았다. 아침엔 졸면서 강의를 듣고, 저녁이면 밀린 과제를 하다 잠들었을 당신에게 문화생활은 한낱 사치에 불과한 것일까? 하지만 학내 곳곳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다. 당신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학내 문화시설들을 소개한다.

△보자!=당신의 눈은 글씨가 빼곡한 강의 교재만 쳐다보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문 바로 옆에 자리한 ➊미술관(MoA)에선 큰 규모의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그리고 전시회와 관련된 주제로 학내외 강사들을 초청, 전시 기간 동안 평균 2회 정도의 특별강연을 한다. 미술관의 도슨트로 지원하면 일정한 교육을 받은 후 전시 내용을 직접 관람객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다. 오는 4월 3일부터 5월 25일까지는 ‘돌아다니는 시각’이란 디자인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걷고 싶은 거리̓ 초입에는 ➋박물관(70동)이 있다. 이곳에선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비롯한 박물관 보유 유물의 상설 전시가 열린다. 올해부턴 주말에도 전시를 하기 때문에 관람 기회가 더 많아졌으며 휴관일은 월요일이다. 이 외에도 학생 등 일반 대중을 위해 ‘수요교양강좌’가 열린다. 매 학기마다 전통미술, 고고학 등 특정 주제 중 하나가 선정되는데, 이번에는 ‘한국회화사’강연이 열린다.
이 외에도 작은 규모지만 미대 졸업전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이 있다. 박물관에서 조금 올라오면 보이는 ❸종합연구동(220동) 지하엔 ‘우석홀’이 있으며 ❹기숙사 900동 지하 복도 ‘space 599’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영화가 보고 싶은데 관람료가 걱정이라면 학내에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들을 찾아가자. ❺중앙도서관 6층에 위치한 비도서 자료실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만 6천여 점의 CD와 2800여 점의 비디오 자료가 있다. 빌린 자료는 열람실에 위치한 블루레이 재생기기나, 멀티미디어 자료실의 컴퓨터를 통해 볼 수 있다.

❻대학생활문화원에선 한 학기에 3번, 둘째 주 수요일마다 문화관 중강당에서 수요시네마를 진행한다. 미학과 강사의 추천작품 중 너무 어렵지 않고 학생들에게 보여줄 만한 작품을 선정해 상영한다. 또 영화동아리 씨네꼼에서는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단체관람객을 위해 ❼두레문예관(67동)에서 영화상영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씨네꼼에서 구비하고 있는 영화 외에 개인이 소장한 영상물을 상영할 수도 있다. 상영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대관은 웹사이트(http://snutheater.snu.ac.kr)에서 할 수 있다.

여러 상영회에서도 좋은 영화들을 접할 수 있다. 씨네꼼에서는 매주 월, 화 영화 세미나를 연다. 이번 주제는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과 ‘아메리칸 뉴 시네마’다. 씨네꼼의 최소연 회장(식품영양학과·11)은 "영화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혔다.

△듣자!=다양한 볼거리로 눈을 즐겁게 했다면 이젠 귀를 즐겁게 할 차례다. ❻학생회관 1층에는 동아리 ̒소리지기̓에서 운영하는 음악감상실이 있다. 마치 음악다방을 연상케 하는 이곳에선 소리지기 회원들로 구성된 DJ들이 음악을 골라 틀어주는데, 출입구 옆에 마련된 함에 원하는 곳을 신청할 수도 있다. 올해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브라질의 클래식 음악을 틀어줄 예정이다. 평일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토요일에는 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55동에 위치한 ❽음대 도서관에도 음악감상실이 숨겨져 있다. 여기선 클래식과 국악 장르의 CD를 플레이어로 감상할 수 있다. 아쉽게도 대여는 불가능하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음악감상실 외에도 콘서트 공연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음대 영상실이 3층 자료제작실에 위치하고 있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❻하굣길에 오르는 당신, 서울대 방송부가 틀어주는 ‘스누라디오’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페이스북 페이지나 연출자들의 이메일을 통해 사연을 올리면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40분 간 방송해준다. 사연에 딱 맞는 음악까지 틀어주니, 더 이상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진 않을 것이다.

여러 기관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를 찾아가는 맛도 쏠쏠하다. ❹관악사에서 운영하는 ‘작은음악회’는 관악사 후생관의 ‘사랑채’에서 열린다. 상대적으로 일반 연주회에 비해 작은 규모로 진행되니 가까이서 연주자를 볼 기회를 놓치지 말자. 이외에도 ❽음대의 ‘화요음악회’ 등 무료로 오페라나 유명 연주자의 연주회가 열리는 정기 음악회가 많다.

△맛보자!=다양한 차를 맛보면서 동시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들도 있다. 먼저 ❻학생회관 4층 437호에 위치한 학생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카페 ‘문화인큐베이터’를 찾아가보자. 이곳은 교내 문화생활 촉진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지난 2000년 개점했다. 매주 회의를 통해 허니브레드를 비롯한 각종 메뉴를 개발 및 선정하고, 커피는 오직 공정무역 커피만 취급한다. 한쪽에 위치한 작은 책장에 책들은 운영위원들이 직접 청계천 헌책방 등지를 다니며 고른 것들이다. 또한 문화인큐베이터에서는 10주 동안 진행되는 ‘예술은 아무나 한다’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사진 강좌는 동아리 ‘영상’에서, 기타 강좌는 ‘사운드림’에서 강사를 모집했다.

전통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❼두레문예관 2층에 위치한 다향만당을 찾아가보자. 이곳에선 우리 문화 알리기의 일환으로 매 학기 다도 특강을 운영하고 있는데 차에 대한 기본 설명, 차의 효능과 역사, 차 마시는 법을 주제로 강연이 구성돼 있다. 또한 수강생들은 ‘남도 다도 여행’을 떠나 보성을 비롯한 남쪽의 유명 차 생산지를 방문하기도 한다.

오늘도 관악 캠퍼스 곳곳에서는 여러 문화행사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곳곳에 숨겨진 문화공간과 여러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면서 바쁜 캠퍼스 생활 틈틈이 문화생활의 즐거움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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