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이후 첫 총장 선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오는 30일(수) 정책평가 결과와 총추위 회의 결과를 토대로 총장 후보자 3명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학신문』은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이해를 돕고자 총장예비후보자 인터뷰 특집을 마련했다. 각 예비후보자가 보내온 답변 전문을 그대로 옮겨 실었다.

1. 학부 및 대학원 교육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학부교육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온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특히 학부교육이 미래의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대단히 중요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선도할 인재들을 길러내는 핵심적인 과정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육 목표를 재정립하고 학생 선발과 학사운영의 기본 철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서울대학교가 배출하는 인재는 전문지식뿐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잘 갖추고 투철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진 재원이 되게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초교육을 전담하는 학부대학을 설립하겠습니다. 입시에서 영어 능력이 덜 중요하게 하고 입학한 후에 집중적인 학습과 실습으로 세계 어디에서도 손색없는 영어능력을 갖추게 할 계획입니다. 신입생들이 관악에서 전원 정주해서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게 기숙사시설을 완비해 나갈 것입니다. 의학, 치의학, 간호대학의 기초교육도 관악으로 일원화 하겠습니다. MOOC등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완비해서 미래형 교육체제로 혁신하겠습니다. 대학원생 교육을 위해 전주기적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겠습니다.

2. 학내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떠한 방안을 준비하셨습니까?

서울대 교수님들 개개인의 연구역량은 이미 세계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더 뒷받침 해 드리면 머지않아 세계 10위권에 드는 분야들이 속출할 것으로 믿고, 또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R&D를 혁신적으로 재편하는 C&D(Connect & Development) 개념이 제 계획의 핵심입니다. ‘SNU 글로벌 C&D’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어 학교에 산재해 있는 여러 조직을 통합하고 글로벌 R&D 허브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겠습니다. 다국적 기업들의 R&D 센터를 유치하고 기술지주회사의 수익창출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교수님들의 귀중한 연구성과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외부에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SNU 글로벌 C&D는 인문사회 분야 교수님들의 연구도 적극 지원하고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BK플러스 사업 등 정부의 대형 과제 준비에 필요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이른바 비인기 주제에 대한 연구를 도와드리기 위해 기본연구비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일본에서는 해파리만 평생 외롭게 연구한 분이 노벨상을 타지 않았습니까? 또한 대학원생뿐 아니라 학부생들도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3. 서울대 재정 확충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법인화 이후 국가지원이 상대적으로 불확실해 졌는데 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연평균 1,200억 원 이상의 발전기금 모금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자율성 재정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은 10%대입니다. 하버드대는 58%입니다. 연 500억원 이상의 자율성 재정 확보가 제 목표입니다. SNU 글로벌 C&D가 추가적인 재원을 창출하도록 하겠습니다. 4년간 총 4,100억원의 자율성 재원 확보가 목표입니다. 재정확충은 교직원들의 생활안정에도 직접 결부된 문제이니 만큼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향후 4년간 통합재정 규모가 6조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는 만큼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4. 서울대의 국제화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명망 있는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하는 사업과 기존의 국제학술교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여 서울대를 글로벌 중심대학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더불어 저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의 학생들을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많이 유치하겠습니다. 개발원조 프로그램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학생들을 나눔대학에서 공부하게 한 후에 보건, 행정 등 전문대학원에 진학시키겠습니다. 이들은 미래에 우리 학교와 우리나라의 민간 외교사절이 될 것이고 우리 학교의 교육과 연구 프로그램이 더 국제화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계획을 위해 ‘SNU 한국센터’를 세계 거점도시에 단계적으로 설립하겠습니다. 연구의 국제화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교수님들의 국제적 학술교류를 더 지원하고 국제학술지 창간을 적극 장려, 지원할 계획입니다.

5. 학내 거버넌스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더불어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신문』과 같은 비판적 공론장의 활성화를 통해 학내 민주주의를 적극 실천하겠습니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위해 교직원,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특별히 시간을 확보하고 제도화하겠습니다. 평의원회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안전, 건강은 제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학생들은 ‘교육환경협의회’의 기능 강화를 통해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 몇몇 전문적인 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늘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가칭 ‘학생권익위원회’의 설치도 검토하겠습니다.

6. 시흥캠퍼스, 평창캠퍼스 등 캠퍼스 확장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멀티캠퍼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십니까?

멀티캠퍼스 사업이 방만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캠퍼스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하겠습니다. 평창캠퍼스는 계속 잘 만들고 활용해 나가겠습니다. 시흥의 경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저는 세종시의 가능성에 주목하겠습니다. 세종시에 융복합 연구를 위한 특수전문대학원과 국가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국가미래전략연구원’을 설립하여 다른 캠퍼스들과 시너지를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