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재난과 전시 상황에 대한 대응 계획과 인식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신문』이 취재한 결과 △방송 수단 미흡, 총괄부처 부재 등 재난대응훈련의 중앙관리시스템 미비 △재난대응훈련 대상 학내 구성원 일부에 국한 △안전관리계획의 종합적 관리시스템 부재 △전시상황 대피시설 파악 및 대응훈련 미시행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재난대응훈련의 중앙관리 시스템 미비=지진, 풍수해, 인적 재난 등 각종 재난에 대해 본부는 매년 5월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SKX)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본부가 단과대를 포함한 학내 기관에 대응훈련계획을 공지하면 각 기관이 이를 실시한다. 대응훈련은 매년 교육부의 지침에 의해 정해진 하나의 재난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그러나 대응훈련 시 중앙에서 관악캠퍼스 전체에 방송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응훈련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어렵다. 캠퍼스관리과 고광석 행정관은 “재난방송은 본부에만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예비군연대 관계자 A씨는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 당시 중앙에서 캠퍼스 전체에 재난대응방송을 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갖춰지지 않아 문제가 많았다”며 “서둘러 방송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재난상황 발생 시 부서별로 담당업무가 배분돼있지만 이를 지시·감독하는 총괄부서가 없어 초기대응 시 혼선이 우려된다.

◇재난대응훈련 대상, 학내 구성원 일부에 국한=재난대응훈련 대상에 교수와 학생이 제외되는 경우도 있으며, 포함되더라도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특히 교육부 지침에 학생 참여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대응훈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저조하다. 예비군연대 관계자 A씨는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의 경우 학생 참여가 저조하고 직원 위주로 이뤄진다”며 “교육부의 지시에 따르면 학생 참여는 자율이기 때문에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에 진행된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은 교수와 학생이 재난대응훈련 대상에서 제외돼, 직원 및 조교만이 대응훈련에 참여하기도 했다. 각 단과대에서 진행되는 안전훈련도 참여 대상이 일부에 국한된다. 환경안전원 손병권 담당관은 “연구실험실 안전훈련의 경우 각 단대 실험실 안전 담당 직원을 통해 협조해줄 연구실을 섭외해 연구실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며 “시간이나 비용 등의 문제로 전체 학생이 안전훈련에 참여하기는 어렵고 안전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은 안전훈련하는 모습을 참관한다”고 말했다.

재난대응훈련에 대한 학생들의 안일한 의식도 문제다. 관악사 한 조교에 의하면 지난 9일 관악사에서 화재를 가정한 비상대피훈련이 실시됐지만 43명만이 통제에 따라 대피장소로 이동했다. 대응훈련의 목적이 화재 시 대피장소를 숙지하는 것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재난발생 시 학생들이 대피장소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고광석 행정관은 “대응훈련계획이 잡혔을 경우 각 단과대를 통해 공문을 보내고 자체적으로 현수막도 게시하는 등 홍보를 통해 학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대응훈련에 참여하는 학생 수는 많지 않다.

◇안전관리 계획의 종합적 관리시스템 부재=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본부는 재난별 담당부서를 두고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며 단과대 또한 본부의 지시에 따라 실정에 맞는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각 단과대에서 수립하는 안전관리계획을 본부에서 수합하지 않아 중앙에서 재난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광석 행정관은 “각 단과대의 안전관리계획은 본부로 수합되지 않고 단과대에서 자체적으로 집행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일부 단과대의 경우 총체적인 안전관리 계획조차 없었다. 공대 한아롱 주무관은 “작년에는 소방, 시설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 계획은 수립했지만 자연재해, 식중독 등은 단과대 자체적으로 세울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수립하지 못했다”며 “현재는 본부의 지시에 따라 종합적인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전시상황 시 대피시설 파악 및 대응훈련 미시행=한편, 전시상황과 관련해 학내 구성원을 위한 대응훈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비군연대 관계자 A씨는 “전시대응계획은 있지만 2011년 이후 한 번도 대응훈련이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민방위훈련의 경우 포털사이트에 공지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상황 발생 시 대피시설 또한 중앙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의 부재로 전체적인 대피시설 현황 파악이 미흡하다. 캠퍼스관리과 유명식 주무관은 “본부에서는 행정관 지하에 있는 대피호만을 파악하고 있을 뿐 캠퍼스 내의 전반적인 대피시설 현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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