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
사진: 이혜빈 기자 beliveyourse@snu.kr

“가장 흥미롭게 여겼던 분야에 한 평생을 보내왔다”며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 그는 고구려사를 비롯한 고대사 연구에 힘써왔다. 특별히 고대사를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노 교수는 “청소년기에 횡행하던 민족허무주의와 패배주의 논리를 극복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고대사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한국인의 기원과 형성을 다루는 고대사 연구는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연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노 교수는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고대사의 무대를 답사하거나 북한, 중국의 학술자료를 구독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역사현장, 학술자료와 유리돼있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객관적인 자료 확보에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여전히 북한의 학자들과 학술적인 교류는 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 교수는 규장각 한국학연구소장을 역임하며 규장각 자료의 관리와 대중화에 힘써왔다. 그는 “규장각 내 자료들은 정조 때부터 200년 정도 보관된 자료들”이라며 “보존상의 문제가 있어 손상된 것들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유물 자체를 손봤으며 시설 관리도 했다”고 설명했다. “규장각 자료는 서울대만의 자료가 아니라 민족의 유산”이라는 그는 규장각 자료를 활용해 대중을 위한 저서를 간행함으로써 역사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도 한 노 교수는 대중적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시·공간과 생애 동안 할 수 있는 경험은 매우 제한돼있다”며 “역사는 인간이 그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무한한 지혜와 경험의 보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를 익히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등한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노 교수는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하지만 변화가 심할수록 변화하지 않거나, 긴 시간에 걸쳐 변화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교수는 학생들에게 “성공적인 인생은 자기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라며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은 여러 갈래이므로 분야와 상관없이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길을 길게, 묵묵히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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