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공학부 조유근 교수
사진: 김유정 기자 yujung@snu.kr

“우수한 학생들과 같이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정년을 맞이하는 소회를 밝힌 조유근 교수. 그의 얼굴에는 지난 인생에 대한 행복함이 가득했다.

조 교수는 알고리즘과 운용체계를 전공해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는 여러 방법과 그 절차를 일컫는 말로 컴퓨터 공학에서 제일 핵심이 되는 분야다. 그는 「컴퓨터 메모리의 관리정책과 테스크 스케줄링」을 비롯해 9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한국정보과학회의 출범부터 함께해 학회의 수장까지 역임하는 등 학계에 큰 기여를 한 과학자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가 컴퓨터공학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미국 유학에서였다. 미국 유학 당시 컴퓨터를 통한 건축설계를 접한 그는 “그때는 컴퓨터의 기능이 지금보다 떨어져 설계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며 “그래도 당시에는 컴퓨터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조 교수는 2005년에 서울대에서 수여하는 훌륭한 공대 교수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시했던 것은 쉽게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익숙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여겨질 수 있는 지식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버려 제자들이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가 됐다”고 학생들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유를 밝혔다.

과학자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후학들에게 조 교수는 끈기를 강조했다. 그는 “컴퓨터공학은 특히 변화가 많아 연구 주제를 선정하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바뀌는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특정 분야를 탄탄하게 연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알고리즘 연구 역시 초기에는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실생활과 연관된 바이오 분야로까지 확장될 수 있었다”며 “후배들도 한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해 다양하게 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퇴임 후에 텃밭도 가꾸고 여행도 다니며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치열한 과학자의 길을 떠나 자연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조유근 교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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