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20년을 돌아보다
참여연대 20년을 돌아보다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4.09.0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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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참여연대 20년, 도전과 성찰 그리고 새로운 모색'
▲ 사진: 김희엽 기자 hyukmin416@snu.kr

시민단체는 2004년 절정기를 맞은 이후 보수정권이 10년간 이어지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저항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운동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은 지금 시민단체는 분투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참여연대는 지난 20년간 활동 평가와 앞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참여연대 20년, 도전과 성찰 그리고 새로운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발표자 정태석 교수(전북대 일반사회교육과)는 참여연대가 창립된 1994년의 역사적 배경을 언급했다. 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시민단체가 이념적 노선에 따라 민중운동 세력과 시민운동 세력으로 분화했다고 봤다. 전자는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계급적 불평등 철폐를 추구했고, 후자는 특정 계급에 한정하지 않고 공공선 실현을 추구했다. 운동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전자는 투쟁 위주의 급진적인 활동을 펼쳤고 후자는 입법운동·사회적 발언·공론화 등 합법적인 틀 내에서 온건한 개혁을 추진했다. 정 교수는 참여연대가 창립한 1994년은 시민단체의 주도권이 점차 전자에서 후자로 넘어가는 시기였다며 참여연대는 전자와는 달리 합법적인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친노동운동적, 친민중적인 노선을 표방해 후자와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이는 ‘진보적 시민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이어진 발표에서 정상호 교수(서원대 사회교육과)는 참여연대의 정치참여활동 중 감시와 비판 활동에 주목했다. 특히 의정 감시활동은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공개함으로써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체계를 보다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혔다. 정 교수는 “의회에 대한 감시가 많이 이뤄지면서 비리는 점점 은밀해졌다”며 “대기업을 비롯한 특수이익집단의 입법 로비는 의회 밖 사적인 공간에서 소수 인원으로 이뤄져 여전히 포착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또 정 교수는 총선 후보자에 대한 정책평가와 인물 검증을 통해 많은 부적격 후보자를 탈락시킨 낙천·낙선 운동은 그 효과 면에서 참여연대가 펼쳤던 가장 성공적인 활동이었다고 평했다. 16대·17대 선거 당시 낙선대상으로 지목한 후보 가운데 실제 탈락한 후보는 70%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그 이후 새로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들은 얼마나 자격을 갖춘 이들이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일부 정치인 교체에만 그치고 구조적인 정치개혁에는 실패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 그래픽: 최상희 기자 eehgnas@snu.kr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조철민 연구위원은 참여연대의 운동방식이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짚었다. 참여연대는 언론을 활용한 사회적 발언과 입법운동·공익소송 등 정책적이고 제도적 차원의 운동에 치중해왔다. 이런 방식은 1990년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열린우리당이 최초로 여당의 지위를 획득했던 2004년 무렵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운동 방식이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시민단체의 운동도 정당정치 일부로 받아들여졌고 자연스레 시민과 접촉할 기회는 줄어들었다. 조 연구위원은 “2008년 촛불은 기존 운동방식의 영향력 감소와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며 “시민들이 시민단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정치에 참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민운동에 몸담았던 사람들에게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가 시민이 직접 주체가 되는 운동방식을 개발할 것을 당부했다.

참여연대는 시민참여를 강조하는 운동방식을 꾸준히 늘려가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2007년 참여연대 사옥이 신축되면서 개설된 ‘카페 통인’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시민단체와 접촉을 늘리는 중요한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시민행동기획단’과 청년들과의 만남을 위한 ‘청년행동단’의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조 연구위원은 “참여연대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은 변화보다도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참여연대의 힘은 감시에서 나왔다”며 참여연대가 가장 잘하는 “권력 감시를 위한 운동방식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더욱 날카로운 비판적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참여연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참여연대는 출범 초창기부터 “진보정당이 집권해도 참여연대는 감시자로 남아야 한다”고 외치며 정치적 중립과 비당파성을 표방해왔다. 하지만 노무현정권 이후에 참여연대가 정책 네트워크 등에 참여하면서 비당파성이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진보정권이었을지라도 네트워크 참여는 바람직하지 못했다”며 “참여연대의 장기적인 지속을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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