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야?” 『대학신문』 취재부에 몸담은 이후, 지난주에 취재했던 학내 사안에 대해 말하곤 하는 나에게 주변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비단 내 주변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교육환경개선협의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현재 학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대 법인화 이후 최초로 이뤄졌던 총장 선출에 대해 여러 언론은 앞다퉈 보도했지만 정작 서울대 구성원인 학생들은 총장 선출이 언제 진행됐는지, 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총학생회는 현재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학생들은 평의원회, 서울대노조 등과 함께 총장 선출 과정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하는 등 총장 선거 논란에서 학내 구성원으로서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총장선출제도 평가 및 개선 소위원회에서 학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연구진 구성안에 따르면 연구진에는 교수 및 직원, 동창만이 참여할 뿐 학생 측 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다시 총장 선출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제된 것이다.

학생 측은 계속해서 총장 선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학생 참여는 논의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적조차 없다는 점에서 이는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 학생들이 총장 선출 과정에서 배제돼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모든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여 정도는 0에 가까웠다. 따라서 이번에도 학교는 언제나 그렇듯이 학생들을 총장 선출 관련 논의의 주체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총장 선출은 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그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이번 총장 선출 과정에서 ‘서울대가 그 구성원과 국민 중 누구를 위한 대학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명백한 서울대 구성원인 학생들의 의견이 총장 선출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것은 학생들이 총장 선출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 총장 선출 과정에서 총학생회는 모의 총장선거를 진행하는 등 학생들에게 총장 선출에 대해 알리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는 대의원들 간에서만 이뤄졌고 선거가 진행됐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학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또 학생들이 총장 선출 후보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선거를 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학생들 사이에서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받아들여져 한 목소리를 낼 때 다른 학내 구성원들도 학생 참여를 테이블로 가져와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총장 선출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학내 구성원들은 이 얘기 또한 학교 운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생의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교수와 직원 등 다른 구성원에 비해 학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부족할지라도, 학생들 또한 서울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구성원임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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