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했는데 취업은 안 되고, 대출한 학자금은 점점 액수가 커지고, 지금 당장 살고 있는 집도 월세가 상당해서 다음 달엔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해봤을 고민들이다. 이에 지난 4일(화) 연세대에서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참여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유니온은 「불평등 속의 청년의 삶, 변화는 가능한가? - 21세기 청년론」 공개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나눴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와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유니온은 각각 복지국가 건설, 청년 주거문제 해결, 청년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다.

▲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팀장이 청년 주거빈곤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사진: 장은비 기자 jeb1111@snu.kr

이날 토론회에서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급여, 근로조건, 승진 기회에 있어 차이가 크다”며 “많은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2012년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의 평균 연봉은 각각 5천 4백만 원과 2천 5백만 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대기업 사업체 수는 0.1%에 불과하며, 대기업 종사자 수 역시 13.2%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대기업 취직을 꿈꾸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에 취직 후 경력을 쌓아 대기업에 재취직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2011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대졸 청년층 임금근로자의 대-중소기업 직장이동 유형’을 보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상향 이동한 경우는 중소기업 종사자의 9.3%이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하향 이동한 경우는 대기업 종사자의 27%이다.

주거문제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팀장은 “2012년 10월 네이버 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11개구 69표본에서 고시원 평당 임대료는 15만 2천 원으로 타워팰리스 평당 임대료인 11만 8천 원을 크게 웃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소 주거면적 기준인 14㎡에 미달하는 원룸을 고시원, 학원으로 등록해 비싼 월세를 받는 곳도 많다.

그렇다 보니 주거빈곤율(전체 가구 중 최저 주거기준 미달 또는 지하 옥탑이나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이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36.3%로 전국 가구 주거빈곤율인 14.8%의 두 배를 넘는다. 동별로 보면 관악구 대학동, 동작구 노량진 1동, 강남구 세곡동 순으로 대학에 인접한 지역의 청년 주거빈곤율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국 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21%이고, 서울 청년 1인 가구 공공임대주택 입주율은 1.2%로 낮다.

학자금 대출은 청년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3년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자금 대출 경험이 있는 학생이 전체의 54.5%였고 평균 누적 액수는 1,391만 원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대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중에도 학자금 대출의 이자가 붙으며 학생들이 취업하여 소득이 생기면 바로 돈을 회수한다는 점이 문제다. 이에 대해 이태형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캐나다의 경우 5년간 수입 대비 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 상환이자와 상환부채를 감면해준다”라고 외국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국순회 청년문제 공개 토론회’는 오는 11일 전주대와 26일 영남대에서 이어져 더 많은 청년들과 의견을 나눠본다. 다음달 2일에는 국회와 정부, 지자체가 참여하는 종합 토론회가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열려 최저임금 인상, 공공기숙사 확충, 부채 해결 정책 등을 다룰 예정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