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월) 공대 자동차 제작 동아리 ‘런투유’의 학생들이 개설한 학생자율세미나 ‘3D CAD를 통한 1인용 자동차 설계 및 자동차 구조의 이해’를 취재하고 적잖이 놀랐다.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수업 때 설계한 것을 바탕으로 1인용 자동차를 만들어보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만...”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당연히 자동차 모형이나 장난감 자동차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형이요?”라고 반문했고, 곧 스스로의 무지함을 깨닫게 됐다.

개설 학생에 의하면 ‘런투유’ 학생들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자동차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벽한 설계를 한 것뿐만 아니라 제작을 위해 자동차 부품을 구하고, 용접 기술을 공부하기도 했다. 결국 ‘런투유’는 실제 자동차를 제작하는 데에 성공했다.

공대 학생들이 우리나라 공학의 미래를 위해 동아리방에서 밤을 지새는 데도 여전히 공학에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중학교 ‘기술과 가정’ 시간에 자동차와 자전거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배운 것 말고는 공학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대학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학교만 보더라도 이번 학기에 공대에서 개설된 교양 과목이 거의 없다. 컴퓨터 관련 교양 과목이 4과목 정도 열렸으며 이를 제외한 공학 관련 교양 수업은 개설된 것이 없다. 물론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이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양 차원에서의 교육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이런 수업들이 타 계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자가 취재한 학생자율세미나는 기계과 공대생들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과학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미대생과 사범대생도 듣는 수업이다. 물론 공대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개념에 익숙하지 않지만, 개설 학생들이 일대일로 도와줘서 진도를 따라가는 데 타 단과대 학생들이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기자는 그동안 ‘인문계열 학생이기 때문에’라는 생각으로 공학계열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학에 관련 교양 수업이 없다는 것도 좋은 핑계였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그런 핑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 학기에는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하던 학생들이 학생자율세미나를 통해 이런 핑계를 타파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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