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들어서자 옥선화 교수는 마음이 홀가분한 듯 산뜻한 표정으로 반겨주었다. 정년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학문적으로 어려움 없이 정년을 맞았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옥 교수는 가족학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자체가 부족하던 시절 대학에 입학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아내, 어머니가 일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은 시절에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특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해 워킹맘으로서의 삶이 매우 고달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과거에는 가정학으로 시작한 가족학이 전문적인 영역인지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은 가족학을 전문영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옥 교수는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학부모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내며 한국 가족학의 위상을 올리고자 힘썼다. 그 결과 최근 들어 가족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곳에서 가족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옥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가족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족 단위에 대한 오해가 존재하는 것이 가족 문제의 시발점”이라며 “가족 단위는 사적인 영역, 공적인 영역 모두를 포함하고 있지만 하나의 영역만을 견지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적인 삶은 필수적이고 이에 기본 단위가 가족인 것은 여전하다”며 “가족 문제를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해 개인의 역량에만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옥 교수는 퇴임 후에도 가족학 연구에 매진할 예정이다. 그는 “1년간 잠시 쉬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이후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에서 일하며 가족학 연구 내용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기자명 대학신문
- 입력 2015.02.17 16:40
- 수정 2015.08.2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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