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목) 올해 처음으로 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가 열렸다. 이번 대화협의회는 지난해 9월 열린 이후 8개월 만에 열렸으나,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여태까지 진행된 시흥캠퍼스사업의 진행상황에 대한 보고를 위주로 이뤄져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본부는 학생들과 마련한 협의체가 학내 구성원들이 의견을 제기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현재 학생들은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장학·복지위원회, 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 기숙사프로그램위원회와 같은 학내 기구에 학생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참여한다는 명목에도 불구하고 학생위원들의 의견이 이들 기구의 활동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흥캠퍼스 대화협의회의 경우 매달 1회 열리는 것이 명문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개최되기 전까지 8개월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개최된 대화협의회에서도 본부는 학생위원들과 시흥캠퍼스 관련 사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보다는 시흥캠퍼스 사업의 진행 상황만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임했다. 학생들이 대화협의회에 참여해 시흥캠퍼스사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는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졌음은 물론이다. 이에 비해 본부는 경기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한 달에 1회의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며, 시흥캠퍼스 공동추진단과 2주에 1회씩 논의의 자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위원이 포함된 대화협의체를 정례적으로 개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본부는 언제 다시 대화협의회를 열 것인지에 대한 일정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본부의 여러 기구들에 명목상으로만 참여하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학생들이 대학운영의 주체로서 성숙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하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협의체가 오랜 기간 열리지 않다보니 학생들이 개진한 의견에 대한 본부의 답변은 시의를 놓치고 퇴색해 버린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어렵게 열린 협의회에서도 본부의 사후적인 현황보고만 이뤄지기 때문에 그 동안의 추진 경과를 공유할 기회가 없었던 학생위원들은 난감해하기 일쑤였다.

여태까지 학내 여러 사업을 학내 구성원들과 논의하기 위해 본부가 구성한 여러 협의체들의 성격을 평가해 보면, 이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자리라기보다는 본부가 일방적으로 진행 상황을 전달하는 자리에 그쳤다. 이러한 협의체가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으면,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게 된다. 본부는 학내 구성원들과 구성한 협의체가 상호소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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