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최정연 교수

“2년 동안 파견을 와서 지금 외국에 있습니다.”

정년 퇴임을 앞둔 최정연 교수가 기자의 연락을 받은 곳은 먼 이국 땅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 UAE)였다. 최 교수는 “2014년 서울대병원이 UAE에 있는 쉐이크 칼리파 병원을 운영하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UAE 근무를 신청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정년 퇴임 후에도 쉐이크 칼리파 병원에서 계속 소아 심장 의사로 지낼 계획”이라고 퇴임 후 계획을 밝혔다.

최 교수는 30년 넘게 소아과 심장전문의로 환자들을 돌봤다. 지금과 같은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묻자 “소아과를 선택한 것은 아이들이 좋았기 때문이고, 이후 소아 심장학을 전공하게 된 것은 나의 스승님을 따라서였다”고 회상했다. “의학은 학문임과 동시에 진료라는 행위이고 이는 우리에게 부여된 사명”이라고 말하는 최 교수는 1982년부터 국내의 소아 심장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매진하는 한편 수 년간 영국과 미국의 소아 병원에서 근무하며 경험과 식견을 쌓았다.

2000년대부터 최 교수는 분당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주관하는 해외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해 몽골, 이라크, 캄보디아 등지에서 의술을 펼쳤다. 이 중 최 교수가 중점을 뒀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소아 심장 센터는 기본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한국 의료진이 가서 심장 수술을 하고 있고, 이제는 현지에서 전문 의료인을 양성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해외 의료봉사에 힘을 보태게 된 이유를 묻자 최 교수는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남의 도움을 받는 나라였다”며 “70년대와 80년대에 한국의 소아 심장병 환자들이 미국으로 가서 심장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당시 아이들을 미국으로 보낸 부모들과 함께 있었기에 그 안타까운 심정을 잘 알았다”고 말했다.

연구와 교육, 진료 중 어느 활동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냐는 질문에 최 교수는 “각각 다른 의미가 있어 모두 보람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진료”라고 말하며 “아마 인간과 인간이 서로 교감하면서 이해하고 어려운 과정을 같이 가는 것이 진료이기 때문일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후학들에게 “중요한 것은 환자를 대하면서 측은지심을 가지되 군림하지 않고, 환자에게는 너그럽되 자신에게는 엄격한 그런 의사가 되는 것”이라며 인간으로서의 소양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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