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YMCA 시민중계실(733-3181)이 2003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6%(80명)의 대학생들이 다단계 피해를 경험했으며 44.8%(224명)가 다단계를 권유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안티피라미드’(http://anti pyramid.org, 805-2860)의  이택선 사무국장은 “방학은 불법 피라미드 업체의 성수기”라며 “주로 아르바이트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조모씨(D대)는 이번 방학 중 다단계 회사에 가입한 경험을 얘기한다.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알고 보니 다단계 판매업체였다. 3일간 숙식을 함께 하며 사업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나는 그들에게 설득당해 불법 사채를 끌어들여 350만원을 투자했고, 친구들을 내 밑으로 끌어들여 가입시켰다.”

 

그러나 조양은 “친구 설득하기, 부모님을 속이는 방법을 가르치며 거짓말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싫었다”며 다단계 사업을 그만둔 이유를 설명했다.

 

 

“월 천만원대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회사의 약속과는 달리, 높은 단계에 있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얼마 못 버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이 들었다. 결국 나는 투자한 돈을 고스란히 날렸다.”

 

 

조씨의 경험은 다단계 회사의 유혹에 빠진 대학생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아르바이트를 가장한 불법 다단계 회사 많아

합법 회사인지, 운영이 합리적인지 신중히 알아봐야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친해진 누나의 아르바이트 소개를 통해 불법 다단계 회사 설명회를 듣고 왔다는 김학겸씨(조소과[]04) 역시 “그들의 반복적이고 집요한 설득을 들으면 처음에는 누구나 솔깃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회사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 마음을 접었다”며 “설득력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확신되더라도 객관적인 자료를 판단 근거로 삼아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극소수지만 성공사례(?)도 있다. 김모양(22)은 “다행히 나를 믿는 친구가 많아서 친구 3명을 끌어들여 가입시킬 수 있었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녀는 “200만원을 투자하고 210만원을 받아 결과적으로 10만원을 번 셈”이라고 밝혔다.

 

 

본래 ‘다단계 판매’란 소비자가 상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스스로의 의사로 판매원이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상품을 선전[]권유하며, 이렇게 새로이 형성된 소비자가 다시 판매원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는 ‘무한 연쇄 소개판매’형태의 유통 기법이다. 그러나 물건을 강매하거나 판매량 하한선을 강요하고 반품[]환불을 불가능하게 하는 등 불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www.consumernet.or.kr)에 등록되지 않은 모든 회사가 불법이다.

 

 

그러나 정식등록이 되어 있더라도 모두다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는 아니다. YMCA 시민중계실의 서미화 간사는 “다단계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빚더미에 올라앉아 인간관계까지 잃는 경우가 많다. 일확천금을 꿈꾸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