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돌 맞은 연합전공, 무병장수 하려면?
13돌 맞은 연합전공, 무병장수 하려면?
  • 이지현 기자
  • 승인 2015.11.1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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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에서는 네 차례에 걸친 연재 기사를 통해 연합전공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소개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고 있는 연합전공들은 공통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대학신문』은 연합전공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연합전공은 공통적으로 본부의 부족한 지원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본부의 부족한 예산 지원은 그 대표적인 예다. 연합전공 운영 비용은 해당 연합전공을 주관하는 학과가 속한 단과대의 예산에서 충당된다. 하지만 이는 단과대 예산 중 일부를 연합전공에 할당한 것으로, 별도의 연합전공용 예산은 편성돼있지 않다. 영상매체예술 심철웅 주임교수(서양화과)는 “연합전공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추가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은 아니다”며 “단과대의 기존 예산을 나눠 연합전공에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기존 전공 운영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연합전공의 자율적인 예산 운용 계획도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합전공 관련 예산은 ‘학과(전공)운영평가 및 학술교류’ 항목으로 편성돼있을 뿐 지원 규모나 용도는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 교무과는 “다른 항목에서 남는 예산을 추가로 지원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본부는 예산 지원에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합전공에 대한 기본적인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무과는 “연합전공이 생기면서 새로 개설된 수업에 대한 강사료는 다른 전공 수업과 마찬가지로 본부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연합전공이라고 해서 추가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오히려 다른 전공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또 교무과는 “연합전공이 개설되면 1,000만원의 지원금이, 3년 단위로 이뤄지는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으면 5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연합전공이 교수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벤처경영학 유병준 주임교수(경영학과)는 “참여 교수들의 책임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원활하게 운영되기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2002년 신설된 연합전공 제도는 2009년 60학점 이상의 전공 이수가 규정화된 제2전공제도의 실질적 의무화와 함께 규모가 확대됐다. 심철웅 교수는 “제도적으로는 전공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연합전공 내실화를 위한 제도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불안정한 운영의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영상매체예술 진입을 고려 중인 한 학생은 “관심이 있는 분야긴 하지만 체계적으로 운영될지 확신할 수 없어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학기 개설될 예정이었던 글로벌환경경영학의 ‘기업과 사회적 책임감’ 강좌는 담당 강사가 강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폐강됐다. 글로벌환경경영학 윤여창 주임교수(산림과학부)는 “대체 강의자를 구했을 때는 이미 본부의 강사 심사 기간이 지나 결국 폐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정 지원 인력이 없어 교수가 직접 강사를 물색해야 한다”며 “연합전공을 위한 인력이 추가로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합전공의 행정업무는 주관학과 소속 단과대의 인력을 이용하고 있으나 기존 인력에게 추가 수당이 지급되지는 않는다.

이에 안정된 연합전공의 운영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윤여창 교수는 연합전공만을 전담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각기 다른 전공의 학생으로 구성돼있지만 자유전공학부에 소속된 교수가 있고 행정인력도 배치돼있다”며 “연합전공도 주도적으로 연합전공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주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철웅 교수는 “연합전공 참여 교수들 간 회의체나 운영 조례를 마련하는 것도 연합전공의 제도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무과는 연합전공 운영 지원에 대해 현재 이뤄지고 있는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전공은 학제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 교육을 선도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열고 있다. 그러나 본부의 흐릿한 지원 아래 연합전공 운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본부의 체계적 지원 없이는 원대한 목표를 품고 출발한 연합전공이 이름뿐인 제도에 그칠지 모른다. 운영 주체의 활발한 노력과 본부의 지원이 맞물려 연합전공이 서울대 교육을 한층 풍부하게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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