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끝에서 서울대를 돌아보다
2015년의 끝에서 서울대를 돌아보다
  • 이종훈 기자
  • 승인 2015.11.22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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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정관 개관, 아직 모두에게 열리지는 않았다

올해 3월 중앙도서관 관정관(관정관)이 문을 열었다. 기존의 중앙도서관에 대해 열람실 좌석 수와 정보검색실에 배치된 컴퓨터의 수가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장서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중앙도서관은 2012년부터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과 도서관 신축을 위한 기금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 2013년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서 6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중앙도서관 신축을 시작해 올해 3월 관정관을 완공했다.

중앙도서관은 관정관을 신축하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서관 모니터링 간담회를 구성해 도서관 건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했다. 도서관 모니터링 간담회에서 열람실과 컴퓨터 증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열람실을 추가로 설치하고 6층에는 멀티미디어 플라자와 정보검색실을 신설했다. 관정관 후생관에 입주할 외부업체의 업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으며, 도서관 모니터링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의견이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관정관 개관을 전후로 의견 수렴과 관련해 중앙도서관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지난 1월 중앙도서관이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제1열람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한다는 사실을 통보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중앙도서관 측은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계획을 바꿔 제3B열람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또 학생들은 관정관 후생관에 입주한 외부업체 선정 과정에 주된 이용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장애 학생들이 관정관 내외부와 주변 편의 시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내 장애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은 지난 3월 중앙도서관과의 간담회에서 △후생관 편의시설 경사로 설치 △장애인 전용 화장실 설치 △인문대 방면 출입구 개선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중앙도서관은 후생관 편의시설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인문대 방면 출입로에 있던 턱을 없애는 등 장애 학생의 이용 편의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지만 휠체어로 관정관 5층 옥상정원에 진입할 수 없는 등 개선해야 할 점을 남겨놓고 있다.

새로 들어선 관정관은 학생들에게 그동안 부족했던 열람실, 그룹스터디룸, 정보검색실 등 보다 쾌적한 학습 환경을 제공했지만 도서관 운영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시도가 부족했던 점과 장애 학생의 이용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관정관이 학교시설 운영의 좋은 선례로 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열리고, 장애학생들에게도 열린 도서관이 돼야 할 것이다.

2. 대학원 총학생회의 출범과 18년만에 찾아온 본투표 성사

한편 대학원생 총협의회(총협)은 지난 3월 총협 중앙운영위원을 대상으로 △명칭 변경 △대의원회 신설 △자치협의회·전문위원회로의 체제 개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칙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고, 유권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회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총협은 대학원 총학생회(원총)으로 명칭이 개편됐다.

또 원총은 최고 의결기구로 각 전공별 1인이 대의원을 맡아 구성되는 대의원회와 학내 대학원생 학생회 관련 사무를 담당하는 자치협의회, 등록금·장학금 등의 사안을 담당하는 전문위원회를 둘 것을 회칙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올해 대의원회가 열리지 않는 등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제57대 총학생회(총학) 재선거에서 「디테일」선본은 재선거 연장투표를 거친 후 당선됐다. 제57대 총학은 제56대 총학의 철학에 공감한다는 취지에서 동일한 선본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디테일」 선본은 한 해 동안 학생들과 밀접한 문제들에 대한 사안들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를 처리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공약으로 제시한 사안들 외에도 ‘모두의 아파트’ 사업, 관정관 공간 활용에 대한 학생 의견 수렴, 관악02 버스 캠페인 등의 활동도 진행했다.

57대 총학생회 「디테일」의 실천공약: 속마음셔틀 사업 시행, 광역셔틀버스 운행 시작, 세미나 2.0 강좌 운영

57대 총학생회 「디테일」의 공약 외 사업: '모두의 아파트' 사업, 관악02 한 줄 서기 캠페인, 관정관 공간활용 학생 의견 수렴

▲ 주무열 총학생회장
▲ 김보미 부총학생회장

4.15 제57대 총학생회 「디테일」 당선

그리고 지난주에 치러진 제58대 총학 선거에서는 「디테일」 선본이 다시 출마했다. 「디테일」 선본은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삶에 있어서 변화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 현 총학의 기조에 동의하기 때문에 「디테일」이라는 이름으로 선본에 출마했다”며 제57대 총학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학생자치와 다양성 분야에 힘을 쏟을 것임을 밝혔다. 이번 총학 선거 결과 18년만에 본투표 기간 중 투표율이 50%를 넘겨 선거가 성사됐고, 「디테일」선본이 당선됐다.

▲ 김민석 부총학생회장
▲ 김보미 총학생회장

11.19 제58대 총학생회 「디테일」 당선

올해 학생사회는 한 해동안 큰 변화를 겪었다. 총학은 오랜만에 성사된 본선거 성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밀접하게 다가가면서도 학생자치의 활성화와 학생들 개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성이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또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원총 역시 서울대 학생의 반을 차지하는 대학원생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학교 안에서 인정받는 서울대 학생자치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

3. 학내 인권문제 불거졌던 한 해

올해는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이 침해당한 사건과 이에 대한 학생사회의 대응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지난해 말 강석진 전 교수가 같은 해 8월 열린 세계수학자대회 준비 과정에서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자 학내에서도 강 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한 학생들이 모여 ‘서울대 K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의 진행과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학교의 행동을 학내외에 알렸다. 강 전 교수 측은 공판 과정에서 성추행 행위의 상습성을 부인했지만, 강 전 교수는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신상정보 공개, 성폭력 치료 강의 160시간 수강 등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강석진 전 교수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아 학교를 떠났다.

한편 박오수 전 교수가 학생들을 성추행한 사건이 불거지자 학생들은 ‘서울대학교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을 결성해 본부와 인권센터 등의 기관에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했다. 총학은 지난 5월 본부와 면담을 진행해 △박오수 교수 파면 △본부·인권센터·총학이 참여하는 상설협의체 구성 △수리과학부 강석진 교수 피해자 보호방안 등을 본부에 요구했다. 그리고 본부는 지난 6월 박 전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박오수 교수를 파면했다.

학생들 사이에 일어났던 성범죄 문제도 학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한동안 휴대전화로 동료 여학생을 몰래 촬영한 사범대 전 조교 A씨가 적발되는 사건이 일어났고, 9월에는 사회대 댄스 동아리 ‘고어헤드’ ‘축제하는 사람들’, 총학,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동아리연합회가 지난 봄 축제 폐막제에서 성소수자 비하, 외모 지적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회자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한편 지난 9월에는 학내 성희롱·성추행 문제를 바로잡고 학생과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권침해 문제를 개선하고자 학소위가 출범했다. 학소위는 인권문제에 대해 학생사회의 의견을 내고 이를 반영하는 전문기관을 목표로 출범했다. 학소위는 이번 학기 학내 학생홍보대사 ‘샤인’ 신입회원 면접에서 일어났던 인신공격에 관한 피해사례 수집을 비롯해 ‘샤인’ 측과의 협의에 나서는 등 사태해결에 힘썼으며, 지난달 열린 제3회 SNU 인권주간 행사 기획과 행사 진행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올해 서울대에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인권 침해 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하지만 학생사회에서도 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인권 침해 사건들의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오롯이 존중받고, 인권침해 사건을 심사숙고해 처리하면서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2015.2 '서울대학교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결성

2015.4 본부, 강석진 전 교수 파면

2015.5 총학, 본부와의 면담에서 성범죄 관련 요구사항 전달

2015.6 본부, 박오수 전 교수 파면 / 강석진 전 교수, 1심 유죄 판결

2015.9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발족 / 강석진 전 교수,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

4. 서울대를 흔든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의 물결

정부는 지난달 12일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행정예고했고, 지난 3일(화)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확정됐다. 사회 도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처럼 서울대 내에서도 교수들과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여러 활동을 전개했다.

먼저 학생들은 지난달 22일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네트워크)를 구성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글을 인문대 해방터, 학생회관을 비롯한 학내 곳곳에 게시했다. 29일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인 만민공동회’를 열고, 학내 곳곳을 행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그리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인 모임’은 네트워크 발족 전부터 ̒자보 릴레이̓를 통해 학내에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자보를 붙이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외에 여러 단과대와 동아리에서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학내에 붙였다. 그리고 국사학과 학부/대학원 TF팀은 오늘부터 금요일까지를 '국정화 발전적 해체 주간'으로 지정하고 역사 관련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수사회에서도 지난달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6명이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성명서를 발표하고 382명의 교수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의사를 내보였다. 교수들은 국정화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점, 그리고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학문이 이념과 정치의 도구가 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대학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 모두의 의무일 것이다. 앞으로도 서울대는 학문이 위기에 처할 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는 대학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5. 직원사회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한 해

올해는 학내 비정규직·계약직과 관련된 사건들이 불거진 한 해였다. 직원들은 시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했고, 학생들과 함께 비정규직·계약직 문제의 개선과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서울대 기간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노조 탄압 분쇄, 기간제 무기직 전환 결의대회’를 열어 △고용안정 쟁취 △노동조합(노조) 탄압 분쇄와 민주노조 사수 △학내 구성원 및 지역단체와의 연대투쟁 등을 결의했다. 또 지난 학기에 열린 전학대회에서는 기간제로 계약하는 비정규직 셔틀버스 노동자에 대한 고용 보호와 그들의 노조 활동을 보장하자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번 학기에도 직원 고용과 근무 환경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9월 공대위는 무기 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한 비정규직 직원 A씨의 복직 및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고, 학내 비정규직 차별 사례집을 발간하고 비정규직 사례 발표회를 열었다. 서울대노조는 본부의 하반기 직원 채용 미실시를 계기로 ̒권역별 인간띠 잇기 릴레이 시위̓를 진행했다. 또 지난달 기전노조는 행정관(60동)앞에서 본부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는 아직 노사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노조)에서 △단체협약 해지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 △휴가 및 복지비 축소 △퇴직수당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취업규칙 개정안에 반대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달 이사회에서 서울대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개정안을 의결하자, 현재 직원들과 병원 측은 이번 개정안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불이익 변경인지의 여부와 취업규칙 개정안 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서울대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낙인 총장은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틀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로부터 시작된 노동 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부는 요즘이다. 서울대도 사회의 흐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학내 직원들만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대학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5.3 공대위, '노조 탄압 분쇄, 기간제 무기직 전환 결의대회' 대최

서울대병원 노조, 취업규칙 개정안 반대 무기한 총파업 돌입

2015.9 공대위, 학내 비정규직 차별 사례 발표회 개최

서울대노조, 하반기 직원 채용 미실시 항의 시위

2015.10 기전노조, 직접고용 요구

이사회, 서울대병원 신규 취업규칙 개정안 의결

서울대병원과 노조, 취업규칙 개정안 두고 갈등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 편법 대우 비판받음.

사진: 『대학신문』 사진부

삽화: 최상희 기자

eehgna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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