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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3년, 체크포인트에서 외교를 되짚다
  • 이경인 기자
  • 승인 2016.03.06 04:18
  • 수정 2016.03.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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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집권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3년 차를 넘은 현 정부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사안들 중에서도 외교에 관련된 문제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위안부 협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주장 등 최근의 외교적 현안들이 모두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외교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지난달 29일(월) 국립외교원에서 ‘박근혜 정부 외교, 3년을 평가한다 : UN 대북제재 이후 한국 외교 방향의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외교통상부 조태열 제2차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김성한 원장, 일본연구센터 조희용 소장, 세종연구소 진창수 소장,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이 패널로 참여해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저마다의 평을 내놓았다.

▲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최면에 빠지기 쉬운데, 과연 세계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평가가 필요하다"고 평한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UN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세미나의 주요 의제였다. 세미나가 조태열 차관 주도로 진행돼, 패널들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나친 강경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원칙적인 모습으로 국제적인 공감을 이끌었다는 점은 고무적이긴 하나, 그러한 원칙주의가 외교 유연성을 저해한다는 평이었다. 최강 부원장은 현 정부의 경직된 대북 외교가 외려 안보에는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원칙을 중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실과 조정하면서 유연하게 나아가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현 외교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강 부원장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평가하자면, 현재의 한반도 문제는 전혀 개선이 안 됐다”며 정부의 집권 초기 포부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조태열 차관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 도발에는 강력한 대응을 하는 것을 말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는 등의 대화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다면 신뢰프로세스는 중단되는 게 논리적”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성공단의 폐쇄가 북한과의 마지막 대화 가능성을 포기한 조치라고 평하는 등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현 정부의 설명에 의구심을 표했다. 진창수 소장이 “지금까지는 현상유지가 목적이었지, 추가적인 대책이 제시된 적이 없었다”며 현 정부가 도발에 대응하는 것 이상의 대북정책을 시도한 적이 없었음을 지적했듯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북정책의 중심을 북한의 도발에 두기보단 정부의 대화 의지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하 대한민국의 외교적 지위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조희용 소장은 “우리 정부가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 관계를 보다 더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UN 안보리 결의안의 대북제재 수준을 한층 더 강화시킬 수 있었다”고 평했다. 4차 핵실험, 6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이 잇따라 국제 규약에 반하는 군사적 도발을 강행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먼저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개성공단 폐쇄를 단행했고, 이것이 국제사회의 공조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기 제시했던 동북아평화협력구상대로 한국이 실제로 주도적인 외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김성한 원장은 “동북아시아라는 범주에 속한 국가들 중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참여할 국가가 사실상 많지 않다”며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로 엮기가 곤란한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역시도 한국의 동북아시아론에 무관심할 가능성이 높다는 회의적 평가를 내놓았다. 대한민국이 중심이 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오히려 한국이 외부에 의존하는 수동적 외교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진창수 소장은 “여전히 한국 외교는 중국과 미국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UN 안보리 결의안 통과 역시 국제사회에 기대 대북정책을 해결하려는 수동적인 외교임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성공했지만, 위험을 관리하는 데에는 소극적이었다”며 UN 안보리 결의안을 토대로 대한민국 차원의 능동적인 대북제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 사이에서 박근혜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은 국민과의 소통 부재였다. 하지만 정작 이번 세미나에서만 해도 이러한 소통의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번 세미나는 대중이 가장 궁금해 하는 외교적 사안인 사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의를 거의 배제했다. 짧게나마 주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대부분 ‘정부의 생각은 다르다’는 수준의 형식적인 답변만이 주어졌다. 진창수 소장은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의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정부의 의중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기보단 서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방향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민과 타협하는 대내적인 소통도 외교임을 강조했다.

UN 안보리 결의안 통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으나, 대북정책의 유연성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의 실효성,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모두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등 정부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 세미나를 외교의 체크포인트로 삼아 박근혜 정부가 남은 2년을 잘 마무리하길 기대해본다.

이경인 기자  ruddls400@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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