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수) 시행된 사회대 법인 직원 재배치에 따라 정치외교학부, 인류학과, 지리학과, 사회복지학과 선임주무관이 사회대 행정실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에 따라 사회학과, 심리학과, 언론정보학과 선임주무관이 각각 인류학과, 지리학과, 사회복지학과의 과 업무를 겸임한다. 이에 사회대 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학과 자치회, 그리고 일반 학생들까지 자보를 작성하며 이번 인사발령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인사발령은 지난 3일 조직 내부 업무를 통합하는 정보시스템인 인트라넷을 통해 공지됐다. 사회대 박찬욱 학장(정치외교학부)은 “기존의 학과 직원 10명 중 경제학부 2명, 정치외교학부 1명을 각 과사무실에 배치하고, 사회·인류학과 1명, 심리·지리학과 1명, 사회복지·언론정보학과 1명의 총 3명의 직원을 16동 건물에 마련한 통합행정실에 배치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4명의 직원은 행정실로 전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발령의 배경에 대해 박찬욱 학장은 통합행정체제가 서울대 행정체제의 흐름이라며, 기존 사회대의 행정 인력 운용이 다른 단과대와 상이했다고 지적했다. 박찬욱 학장은 “인문대의 경우 과사무실에 직원이 없고 행정실에 17명의 법인 직원이 배치된 상태”라며 “농생대의 문과 계통 학부나 미대의 학과에도 과사무실에 직원이 배치되지 않으며, 사범대의 경우 국어·영어·불어교육과에 공통으로 1명, 독어·사회·지리·역사교육과에 공통으로 1명의 직원이 배치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사회와 직원들은 이번 인사발령의 과정에서 당사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사회학과 변순복 선임주무관은 “인사발령의 당사자인 직원에게 사전에 의견을 묻는 과정 없이 공문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사회대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변화임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찬욱 학장은 “사회대 직원 운용과 관련해 지난해 9월 학과장 회의에서부터 시작해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며 “지난해 12월 사회대 학사협의회에서도 직원 인력 운용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답했다.

또 학생들은 이번 인사발령이 행정실 자체직원의 계약기간 만료 및 해고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사회대 학생회는 “통합행정이라는 미명 하에 진행되는 이번 인사발령은 인원 감축에 따른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찬욱 학장은 “기존에 4명의 자체직원이 있었지만 현재 2명, 올해 말에는 1명으로 감축된다”며 “자체직원의 인건비는 사회대 간접연구경비회계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총 1억여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대 간접비의 규모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과다해 이러한 상황을 지속한다면 사회대에 큰 부담”이라며 “자체직원 수 감축으로 절약되는 재원은 교수연구활동 지원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을 비롯한 조교들은 한 주무관이 2개 학과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다가올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리학과 자치회는 자보를 통해 “심리학과 직원이 지리학과 업무를 담당할 경우 지리학과 고유의 답사 업무 처리에 익숙치 않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회학과의 A조교 역시 “과별로 특성화된 업무가 있는데 이에 익숙치 않은 직원이 담당할 경우 조교들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찬욱 학장은 “관례적으로 과사무실 직원이 학생 업무를 대부분 전담했지만, 사실상 지리학과 답사나 사회학과 실크로드 사업 등 특성화된 학생 지원 업무는 조교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통합행정으로 2개 과사무실 업무를 맡게 된 주무관들의 과다 업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변순복 주무관은 “기존에도 업무량이 많아 휴일에 근무하는 날도 있었다”며 “직원들이 기계가 아닌 이상 추가 업무로 인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대 학생회는 “후속 조치로 새로운 학장단에게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알렸다. 박찬욱 학장은 “이번 법인 직원 재배치는 단순히 예산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넘어서 직원 인력 운용의 합리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현재 반대하는 일부 학과장들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 있고 상당 수준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보 : 같은 직급 안에서 다른 관직으로 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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