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선 경전철 노선을 학내로 연장하는 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본부는 신림선 경전철 역을 학내에 조성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재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본부는 서울시와의 협상 과정에서 사업비 분담 비율을 둘러싸고 의견차를 보이며 신림선 경전철 학내 연장안을 포기한 바 있다.(『대학신문』 2015년 3월 1일 자) 하지만 최근 본부가 분담금을 2013년에 제시했던 것보다 더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연장안 논의가 재개됐다. 김재영 협력부처장(건설환경공학부)은 “신림선 경전철 연장안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며 “서울시와의 논의가 좀 더 구체화되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달 말까지 서울시와의 협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결정은 빠를수록 좋겠지만 꼭 4월 말까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김동규 교수(건설환경공학부) 주도 하에 경전철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며, 본부는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설문조사 같은 방법을 통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경전철 역이 학내에 생기는 것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아직 분분하다. 경전철 학내 연장안을 둘러싼 학내 구성원의 기대와 우려는 그 의견이 다양할 뿐 아니라 모두 일리가 있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학신문』에서는 경전철 학내 연장안의 득과 실을 모두 살펴보고자 한다.

◇학내 구성원의 편의를 위해 연장해야=경전철이 학내로 들어오면 학내 구성원의 통학시간을 줄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전철 역이 학내에 조성되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경전철을 타지 않는 학내 구성원도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다. 김재영 협력부처장은 경전철의 필요성에 대해 “학생들이 통학하는 것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 씨(농경제사회학부·11)는 “서울대입구역에서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데 통학시간의 절반가량이 쓰인다”며 “셔틀버스 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경전철이 학내로 연장될 경우 장기적으로 보행자 중심 캠퍼스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 협력부처장은 “학내에 차량이 많은 것은 결국 학교 깊숙이까지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문에서 다시 셔틀버스로 갈아타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차량 진입을 줄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학생회관이나 문화관 앞으로 경전철 역이 조성되면 단계적으로 학내 차량 진입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학분위기와 환경 문제도 생각해야=하지만 신림선 경전철이 학내로 들어오는 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2013년 캠퍼스관리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 참여자의 30%가 신림선 경전철을 연장하는 것에 반대했다. 이 중 외부인 출입으로 면학분위기가 흐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윤지 씨(보건학과 석사과정·16)는 “등산객이나 견학 온 학생들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조금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다”며 “경전철이 생기면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대로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외부인 출입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재영 협력부처장은 “경전철이 생긴다고 외부인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등산을 위해 출입하는 외부인이라면 굳이 학생회관 앞으로 오는 경전철에 탑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퍼스관리과 고광석 행정관은 외부인 증가로 인한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관악산으로 가는 출구를 별도로 만들어 등산객들의 출입을 그쪽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전철로 인해 캠퍼스 내의 환경파괴가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기연 씨(기계항공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12)는 “경전철 공사는 대규모 공사이므로 관악산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신림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최대한의 저감대책을 수립했지만 공사로 인한 토사 유출, 오수 발생이 불가피하다. 또 이로 인해 물에서 서식하는 생물의 서식환경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 관악캠퍼스가 관악산에 인접한 것을 생각해볼 때 장기간의 경전철 공사로 관악산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등교시간에 서울대입구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신림선 경전철을 학내로 연장해 학내 구성원의 통학시간을 줄이겠다는 본부의 의견은 일리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전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타당하다. 따라서 학내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심한 의견 수렴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림선 경전철 논의가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학내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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