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디자인학부 공업디자인 전공의 졸업전시 전공과목이 수강 인원 부족으로 강의 진행 한 달여 만에 폐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신문』 2016년 5월 2일 자) 지난달 18일 총학은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미대 졸업전시 과목의 폐강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며 본부에 소수 인원 학과에도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폐강에는 우선 디자인학부, 미대, 그리고 학사과 간의 소통 부재 그리고 정보 공유 부족 등이 겹쳐 문제가 발생했다. 폐강 과정에서 학생에게 폐강 가능성에 대한 사전 공지 등 최소한의 배려마저 없었다는 점이 학생에게 더 큰 피해를 줬다. 언제 어떤 강의를 듣고 어떤 시점에 학업을 완료하느냐의 결정은 학생의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며, 이러한 결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사의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졸업과 직결된 경우 취업 등 학생의 사회진출과 미래 계획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때문에 대학은 학생들의 계획 실행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학사 운영에 신중히 임해야 한다. 교문을 나서는 졸업생들의 마지막 기억이 일방적인 폐강 통보 이후 예상치 못한 다른 강좌에로의 편입이라면, 관악을 뒤로 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폐강에 관련한 구조적인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학생 수가 적은 전공에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 비전임교원이 진행하는 강의의 경우 수강인원이 8명 미만이면 폐강하는 현 제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공업디자인 전공처럼 강의 정원이 8명인 전공에서는 단 한 명의 학생만 수강변경을 해도 폐강의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계속강의요청의 형태로 해결하려 한 관행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수과나 졸업 관련 강의의 경우 절대적인 폐강 기준이 아닌, 학과의 사정을 고려한 보다 탄력적인 기준 역시 고려돼야 한다.

학생들에게 질 좋은 강의를 제공하는 일은 학사과, 단과대, 그리고 학과의 기본적인 임무이며 수강신청은 학생들과 일종의 약속이 성립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학기 초 ‘성의 철학과 윤리’와 ‘생명의료윤리’ 두 과목 역시 개강을 1주일 앞두고 폐강돼 학생들은 급하게 다른 강의를 찾거나 해당 시간대를 빈자리로 남겨둬야 했다. 이것이 흔치 않은 예외라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강은 학생들의 한 학기 계획, 더 나아가 대학 생활 전체 및 사회 진출 계획과 관련돼 있다. 또 이러한 사태는 미연에 방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피해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학사과, 단과대, 그리고 각 학과는 강의 개설과 유지에 각별한 책임의식을 갖는 동시에 교과목 개설 및 폐강과 관련한 현행 규칙과 관행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학생 피해를 줄여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