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위원장이 본인의 SNS에 남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공유하며 ‘성차별한남=루.저’라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위원장은 25일 SNS와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본인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총학생운영위원회(총운위)는 입장서를 발표해 학소위 활동을 임시 중단하고 운영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누라이프에서는 학소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가 SNS에 공유한 카드뉴스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남성일수록 성차별을 한다’는 편향적인 논조였으며 위원장이 사용한 ‘한남’과 ‘루저’라는 용어는 특정 성별과 계층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이었다. 학생들은 인권의식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학소위의 위원장이 할 말로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김용현 씨(경제학부·11)는 이에 대해 대자보를 게시하기도 했다. 그는 “총학생회, 학소위, 전 학소위 위원장을 대상으로 학소위 사태를 오프라인 대자보를 통해 공론화하고 구체적인 후속조치의 마련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위원장의 발언으로 학소위에 대한 비난과 오해가 격해지자 학소위는 지난달 25일 공식 SNS를 통해 이를 해명하는 입장서를 게시했다. 학소위는 입장서에서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소통과 토론을 통해 학내 인권사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총학)는 논란에 대해 보다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총운위가 소집되기 전인 27일 총학 명의로 입장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입장서를 통해 “차별에 대한 대항이 또 다른 혐오의 발언이 돼서는 안 된다”며 현 사태에 우려를 표현하는 한편 학소위의 활동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총운위는 학소위 활동을 9월 초 정기전체학생대표자회의 전까지 중단하고 ‘학소위 감사위원회’를 소집해 학소위 운영에 대한 재정비와 감사 과정을 거치기로 결정했다.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4)은 “학소위 감사위원회는 제31차 총운위에서 구성될 예정”이라며 “감사위원회 구성이 예상보다 늦어져 학소위 재정비를 제대로 하기 위해 활동 중단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또 총학은 본 사태가 ‘인문대 단체카톡방 성폭력 사건’의 처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은 “인문대 단톡방 건은 학소위뿐 아니라 여러 단위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업무를 맡았던 학소위 인원만큼을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30차 총운위 속기록의 인터넷 업로드가 늦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본래 속기록은 안건지 및 결과지와 함께 업로드돼왔지만 이번 총운위의 경우 속기록이 2주일간 올라오지 않았다. 몇몇 학생들은 총운위가 학소위 사건에 대한 논의 내용을 축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부총학생회장은 “파일을 정리하던 중 총학 드랍박스에 속기록을 업로드한 것으로 착각해 원본 파일을 삭제했다”며 “그 과정에서 파일이 유실돼 다시 속기록을 작성하느라 게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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