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육과 전태원 교수

사득(舍得), ‘버림으로써 얻는다’. 전태원 교수(체육교육과)의 연구실에 걸려있는 문구는 그의 60년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다. 28년 동안의 교수 생활을 큰 사고 없이 끝내서 행복하다는 전 교수는 “내가 떠남으로써 후임에게 자리를 내어주니까 좋지 않느냐”라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전 교수가 처음부터 체육교육을 전공한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정 교수는 원래 한양대 공대에 입학했지만, 어느 날 운동장에서 ‘아시아의 표범’이라 불리던 이회택 전 축구선수가 축구하는 것을 보고 다시 운동에 뜻이 생겨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했다. 전 교수는 “체육교육과에 입학할 때 가족들이 모두 말렸다”며 “결국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게 인생이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체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 교수의 교육 지론은 인터뷰 내내 뚜렷했다. 그는 “입학식이나 졸업식에서 총장님 연설을 들어보면 항상 지(知)와 덕(德)만 강조한다”며 “교육의 근간은 지덕체가 아닌 체덕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존 로크의 『교육론』을 펼쳐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문장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 책에서는 아이의 양육 방법이 체덕지 순서로 언급돼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서울대는 현재 지, 지, 지만 강조하는데, 이는 결국 지지리도 못한 지긋지긋한 겁쟁이 지식인만 양산할 뿐”이라고 체력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운동을 절대로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만약 존재한다면 그건 바로 운동일 것”이라며 “사범대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시간은 달리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후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학점, 스펙, 취업준비 등으로 운동에 신경 쓰지 못하는 바쁜 대학생들에게 “캠퍼스를 오갈 때 적어도 30분씩은 걸어 다니며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 교수는 서울대 학생들의 체육 활동 활성화를 위한 체육 종합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내에 인권센터, 여성연구소, 평생교육원 등 여러 분야의 단체들이 존재하는데 체육 관련 기구만 없어서 아쉽다”며 “서울대 학생들을 위한 체육 관련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학생들에게 “스포츠에 영원한 강자가 없는 것처럼 사회도 마찬가지”라며 나날이 새롭게 하라는 의미의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말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제일 낫다는 생각에서 탈피하는 것이 새로워지는 것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전 교수는 “이만수 야구 감독과 함께 라오스 야구 재단을 설립했다”며 “라오스로 가 현지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 김여경 기자 kimyk3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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