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 이제는 ‘전략적’으로 해야

한국어 교육은 교육환경과 교육대상의 특성에 따라 수많은 하위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 동포의 한국어 교육은 거주 국가와 언어 환경, 연령과 지능 및 적성, 부모와 본인의 한국어 수준 및 학습 의욕, 필요성, 취업 가능성, 거주 국가와 한국과의 관계, 한국의 위상 등이 분류 기준이다. 외국인이 대상인 경우에는 또 다른 요소에 의해 전혀 다른 분류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어 교육의 규모나 역사로 볼 때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대책을 세워서 추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기서는 어느 경우에나 공통적인 두 가지 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첫 번째 과제는 관련 인력, 즉 한국어 교육ㆍ연구ㆍ관리 인력의 양성문제이다. 이미 몇몇 대학에 관련 학과나 연수과정이 설치되고 우리 학교에도 박사과정이 있으나 아직 정비하고 정리해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남아 있다. 한국어 교육 인력 양성 과정에서 특히 확충해야 할 분야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외국’과 관련된 부분이다.

 

한국어 교사라고 하면 한국 언어와 문화 그리고 교수학습 이론을 알고 실습을 거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교사가 (학습자의 외국어를 다 할 수는 없으므로) 영어만이라도 불편 없이 구사하여 교수 언어로 활용할 뿐 아니라 자신의 외국어 학습 경험을 학습자와 공유하고, 나아가 외국의 역사와 사회ㆍ문화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자를 이해할 때에 교수 능률은 향상될 것이다. 이는 연구 인력이나 정책담당자 등의 관리 인력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력 가운데 연구인력이나 관리인력은 최소한의 교육 경험 역시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어ㆍ외국학 전공자들에 비하여 한국어ㆍ한국학 전공자들에게는 이른바 ‘세계화’를 위한 요구나 제도적인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소홀히 다루고 있는 바, 이 부분은 시급히 확충되어야 한다.   

 

또 한 가지 과제는 한국어 교육의 지원에 관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한국어를 하면 놀라거나 감격(!)하거나 심지어는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었고, 재외동포에 대해서는 동정어린 시선으로 교육을 ‘베풀’고자 했었는데,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우리가 영국이나 미국의 이익을 고려해서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듯이, 어느 나라에서도, (해외의) 어떤 기관에서도, 한국의 이익을 위해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것이 아니다. 또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어떤 개인(외국인)도 한국을 위해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연구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우리의 것을 배우고 연구하는 데 대해서는 각종 지원을 게을리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외국의 한국어 교사 외국어 실력 한국어만큼 갖춰야

 

현재 한국어 교육, 특히 해외의 한국어 교육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 기업이나 개인 차원의 지원이 여러 면(인력 지원, 재정 지원, 설비 지원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원 주체가 누구이든 어렵사리 마련한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각종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한시바삐 보다 체계적으로 현황을 파악하여, ‘그들’의 학습 수요와 여건을 확인하고 지원 분야와 방법을 결정하되, ‘우리’의 투자 효과를 엄밀히 따져본 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전략적으로 집행해야 하며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하여 우리의 지원이 한국어 교육의 실질적인 발전에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의 교육 수요 파악하고 ‘투자효과’ 따져야

 

한국어 교육의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늘 제기되는 교재 개발이나 자료 제작 등의 문제도 연구 진흥 등도 전문화된 인력을 갖추고 체계적인 투자를 했을 때 훨씬 효율적으로 추진 될 것이다. 물론 바람직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자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문제 의식과 해결 의지를 가지고 오늘이라도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리라 믿어마지 않는다. 

▲ © 대학신문 사진부

 

윤희원 교수(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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