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육과 강성민 강사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이다. 공자의 말씀 중 대중의 가슴에 와 닿는, 으뜸가는 말씀이라 생각한다. 무언가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좋아해야 하며, 더 나아가 단지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째로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Enjoy가 들어가는 영어 표현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Enjoy your life! Enjoy the Sun! 삶과 태양도 고난과 역경의 대상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으니 격조 높은 삶의 자세라 할 수 있다. 히딩크 또한 2002 한일 축구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경기 상대인 폴란드와 대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Enjoy the game!’이라고 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 경기라 선수들에게 매우 부담이 됐을 것이다. 선수들의 각성 수준은 적정 수준을 넘어섰을 터인데, 파란 눈의 감독은 그냥 게임을 즐기라고 했다.

 

공자나 히딩크가 말한 요지는 아마 실천활동(practice)을 하는 데 있어 그 자체를 목적으로 즐기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무언가를 염두에 두면 본말이 전도돼 우리가 본래 가져야 할 순수한 의도가 사라질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스포츠에서도 오직 승리와 돈만을 생각하다 보면 경기를 망치기 일쑤다. 승부조작도 마찬가지다. 즐길 수 없는 것이다.

잘 즐기는 법, 관악에서부터 시작하자!

관악에서 생활한 지 20여 년이 됐다. 시간은 흘러가게 돼 있기 때문에 지난 시간을 돌이키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그래서 시간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후배나 제자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너희 때가 가장 좋다.’ 선배는 신입생에게, 졸업생은 학부생에게 이런 충고 아닌 충고를 한다. 나도 아직 그런 말을 종종 듣고 있다. 이 말을 주위에서 들을 때마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인생의 모든 시기는 다 좋은 때구나.

인생의 모든 때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즐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 어린 시절에 놀이하고 있을 때를 상기해보자. 놀이는 그 몰입의 정도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놀이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학자가 있다. 호이징가와 카이와다. 호이징가는 『호모 루덴스』에서, 카이와는 『놀이와 인간』을 통해 놀이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놀이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문화적 현상을 이해하고 있다. 놀이는 그 목적을 외적인 것에 의하지 않는 그것 자체가 목적인 것으로, 그야말로 몰입을 위한 최고의 실천활동이다.

그렇다면 놀이를 이제 즐겨볼 차례인데, 한국 사회에서 성인이 놀이를 대놓고 즐기기엔 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부담스럽다면 놀이와 가장 유사한 실천활동은 뭘까? 그것을 온전히 그것 자체로 즐길 수 있다면 독서도 좋고, 대금 연주도 좋다. 다양하게 거론할 수 있겠지만 전공이 전공인지라 나는 과감히 스포츠를 권하고 싶다.

물론 선진국의 대학과는 비견할 바 못 되지만 관악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관악에는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인간의 살아있음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실천활동을 감히 스포츠라고 말한다면, 스포츠를 즐긴다는 것은 인간이란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일 것이다. 나아가 스포츠를 통해 관악에서부터 소중한 삶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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