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밝히는 소통의 학생처 만들 것”
“그늘 밝히는 소통의 학생처 만들 것”
  • 대학신문
  • 승인 2016.09.11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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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학생처장 이준호 교수는 "모기약과 손소독제를 챙겨 천막농성장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8일(목)에 만난 이준호 학생처장(생명과학부)은 “전학대회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연구실에서 잤다”며 웃어보였다. 요즘 시흥캠퍼스 문제로 바쁜 그는 “그동안 소통을 너무 못해왔는데 이제 와서 소통을 열심히 하자고 한다고 해서 갑자기 믿음이 생기겠냐”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학생들과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에 새롭게 학생처장을 맡게 된 소감은 어떤지=80년대 초 군사정권이 막 들어서서 학생 활동이 위축된 때 학생자치를 강화하자는 목적으로 학도호국단원과 자연대 학생대표로서 활동을 열심히 했었다. 그때 항상 부딪히던 곳이 학생처였고 불려오기도, 혼나기도 하던 방이 학생처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학생처장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다. 학부 시절 느꼈던 것이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학생들 입장이 어떤지 들어주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다. 학생처장이 됐으니 그 부분을 가장 잘 해볼 생각이다.

◇타 부서와는 다른 학생처의 업무는 무엇인지=학생처가 하는 일은 무언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자세히 자꾸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학생회관 리모델링 작업이 이뤄졌는데, 식당 안쪽 주방을 대대적으로 고쳐서 일하시는 분들의 근무 환경이 개선됐고 2층 라운지도 깔끔해졌다. 보이지 않지만 학생 복지에 필요한 부분을 챙기는 것이 학생처의 업무가 아닐까 싶다. 장애 학우에게 운전기사나 속기사를 지원해주는 일, S-card 발급 업무나 외국인 학생회 관리 업무 등이 타 부서의 업무와는 다른 학생처의 차별적 업무다.

◇현재 학생처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지=학생들의 주거 문제에 대해 항상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지금 관악사에 학생 5천여 명을 수용 중인데 매 학기 8천여 명이 지원한다고 한다. 외국인 기숙사가 완공돼도 지원자 2천여 명은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기숙사 노후화 문제도 있다. 30년쯤 된 오래된 학부 기숙사 건물을 재건축할지 리모델링할지 고민 중이다.

또 이공계 병역전문연구요원(전문연) 문제가 있다. 국방부의 발표대로 2018년에 이공계 전문연이 폐지되면 이공계 학부생들에게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할 유인이 없어지고 군대에 빨리 다녀와 유학가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엄청난 인재유출이 벌어질 것이 확실하고, 미래부와 교육부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입을 닫고 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학생처에서는 전문연 제도가 폐지되지 않는 데에 공조할 것이다.

덧붙여 학생처장이 되기 전에는 몰랐는데 학자금 대출의 경우 의외로 학부생들은 대출받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대학원생들은 정말 많다. 대학원생들에 대한 장학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되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보고 발전기금이나 기획처에서 예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려 한다.

◇새롭게 구상·추진 중인 사업이 있는지=대학원 총학생회장과 학부 총학생회장이 인권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찾아왔었다. 우려되는 부분은 공표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교내 전반적인 논의가 좀 더 필요할 것이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당연히 동의한다. 다만 인권가이드라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의논해볼 예정이다. 상징적, 형식적 선언으로 남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소한 사업으로는 학내 사진공모전을 구상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늘 속에서 서울대를 지탱해주시는 수많은 분들을 피사체로 해 사진을 공모하려고 기획처와 의논해보고 있다.

◇시흥캠퍼스 문제와 관련해 학생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학생들과 그동안 소통을 못했던 부분을 인정하며 밤새워 두 쪽 분량의 사과 서신을 썼다.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로 진정성 있게 다가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학생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학생처장으로서 임기 내에서 소통은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추진위)를 어떻게 구성할지 구상 중이다. 시흥캠퍼스 관련 마스터플랜이 부재한 상황이라 추진위는 더욱 중요하다. 아직 학생 참여자 수 등을 확답해줄 수는 없지만, 학생들에게 약속했듯이 추진위, 대화협의체 등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신에도 적었지만 시흥캠퍼스는 내 임기가 끝난 후에도 진행될 것이므로 그 이후에도 학생들과의 소통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스템 수준의 통로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을 구축하려면 추진위라든지 기구 속에 학생들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정례적인 약속 등을 정해둬야 할 것이다.

사진: 정유진 기자 tukatuka1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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