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조성 문제로 시끄러웠다. 마침 ‘대학신문을 읽고’ 필자를 맡은 터라 『대학신문』이 이렇게 중요한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여론을 형성해나가는지 기대가 됐다. 학교 전체가 떠들썩한 지금은 어쩌면 학보사에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 학보를 읽지 않던 사람들도 쉽게 신문을 집어들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은 협약 체결 직후인 8월 29일 자부터 꾸준히, 그리고 꼼꼼히 해당 이슈를 보도해왔다. 9월 12일 자에서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그리고 지난 한 주간의 동향을 다뤘다. 4면에 실린 학생처장 인터뷰는 시의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학생 입장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측 입장도 다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다. 인문대 코어사업, 비학생조교 문제, 인문대 단체카톡방 사건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도 빼놓지 않았다. 서울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대학신문만 읽고서도 충분히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온라인에서의 활동은 조금 아쉬웠다. 교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런 시기에는 실시간으로 사진을 올리고 독자들의 제보를 받는 등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종합면부터 문화·캠퍼스면까지는 지면이 빽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자 간격은 넓지만 기사와 기사, 문단과 문단이 지나치게 붙고, 사진도 작아 답답했다. 꼭 사진이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부제, 표, 그래프 등으로 적절히 여백을 배치해 독자들이 쉬어갈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종합면의 사진은 모두 사람들이 무언가를 들고 시위를 하는 단조로운 모습이라 지루했다. 각 사진이 해당 기사를 가장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면 구성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1면 사진 위에 배치된 헤드라인과 부제는 사진의 가치를 훼손할 뿐 아니라 글 자체도 죽어버리고 말았다. 1면 사진은 그 자체로 독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데 그 위에 글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지저분해졌다.

5면 이후의 기사들은 전체적으로 분량이 길었지만, 특별히 막히는 곳 없이 쉽게 읽혔다. 대부분 심층적인 취재가 이뤄졌고 완성도도 높았다. 긴 기사를 힘 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대학신문』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기사의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사회면과 학술면에서 다룬 이슈는 각 기사 리드에 나오는 것처럼 8월 이전부터 관심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독자 입장에서 9월 12일 자에 나온 공영방송과 건국절 이야기는 별로 신선하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고 『대학신문』만의 새로운 시각이나 취재원이 보이지도 않는다. 같은 이유로 기성 언론과의 차이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학보사만의 장점인 청년의 이야기를 더하거나, 서울대 인근으로 이야기를 가져오는 등 독자들이 대학신문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전에도 종종 『대학신문』을 읽었지만, 평가를 위해 다시 만난 『대학신문』은 상당히 수준이 높았다. 앞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긴 했지만, 『대학신문』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읽을 만한 신문이었다. 요즘처럼 학보가 잘 읽히지 않는 시기에, 이 정도의 신문을 만들어내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고대신문」이 본받아야 할 부분도 많이 보였다. 같이 학보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대학신문』 기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부디 지치지 않고 독자만을 위해 나아가는 『대학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김영상 편집국장
「고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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