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회의 분열을 끝내기 위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학생사회의 분열을 끝내기 위한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 대학신문
  • 승인 2017.03.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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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중에 소집된 2월 9일과 2월 28일의 전학대회는 씁쓸하게 끝이 났다. 두 번의 전학대회 모두 본부점거본부의 원안보다 현장발의 된 이견안이 다수를 득표했으나, 이견안을 대상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이견안이 과반을 넘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합의된 투쟁계획의 집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의결의 연장으로서 3월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

전학대회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본부점거본부의 투쟁계획안이 대의원들에게 이를 따랐을 때 실시협약을 철회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이라 해석한다. 이때까지의 투쟁과 다른 점도 찾기 어려웠고, 투쟁 내용의 반복에 대한 근거가 새내기들로 인해 ‘동력’이 확보됐다는 것 말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협상안 역시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음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9일의 이견안이 결국 부결됐고, 28일의 이견안은 3월 투쟁의 필요성을 오히려 역설하고 있는 안이므로,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기존의 의결사항들을 실천하고 투쟁에 불을 지필 때라는 것이다.

모두 곱씹을 만한 해석이지만, 본인이 두 차례의 전학대회에서 확인한 것은 학생사회의 분열뿐이었다. 고성이 오가고, 의사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신상발언 요청이 계속됐던 2월 9일을 생각해보자. 총운위에서도 어떤 안건을 상정할지 결정하지 못해 자그마치 4개나 되는 현장발의안이 올라왔던 2월 28일의 전학대회를 생각해보자. 단대별로 표가 극심하게 갈렸던 수많은 표결들, 불과 몇 표 차로 이견안이 다수안이 됐던 표결들을 떠올려보자. 이것이 학생사회의 분열이 아니고 무엇인가?

학생사회의 분열은 전학대회장 밖에서도 드러났다. 학내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실명으로 본부점거본부를 비판하는 학우의 글이 올라왔고, 해당 학우와 스스로를 본부점거에 참여하고 있는 일반 학우라고 밝힌 한 학우와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실시협약에 대한 생각이든, 본부점거에 대한 전망이든, 감정적인 부분이든, 모든 부분에서 우리는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 누구도 이를 부정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3월 투쟁의 핵심과제는 이러한 학생사회의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고 봉합해나가는 것이 돼야 한다. 먼저, 작금의 상황이 너무나 암담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원총학생회까지 등을 돌리게 되면서 서울대의 구성원인 직원,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 중 학부생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들이 본부점거투쟁에 등을 돌렸다. 또 본부 역시 본부점거에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최근 성낙인 총장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방치할 수도 없다’고 말하며 ‘대학행정 정상화를 위해 행정부서들의 입주를 추진할 것’임을 선언했다. 사실상의 본부 침탈선언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이이메일은 앞으로 본부가 지금보다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내부의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대로 본부점거를 비롯한 시흥캠퍼스 투쟁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다.

또 구성원들이 분열해 있는 투쟁은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투쟁을 하든지 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의 단결이다. 구성원들이 분열해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투쟁만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본부점거본부에서 말하는 ‘외부와의 연대’가 늘어간다고 해서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러한 투쟁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학생사회의 분열을 하루빨리 수습하는 것이야말로 지금까지의, 앞으로의 투쟁의 의미와 정당성을 지켜내고, 투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본부점거본부가 2월에 열린 두 번의 전학대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본부점거본부는 전학대회의 결과를 단순한 표 조직의 차이, 대의원 조직의 차이로 봐서는 안 되며, 지금의 분열을 수습하지 않으면 본부점거는 물론이고 시흥캠퍼스 투쟁 자체가 실패할 수 있음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바로 지금 본부점거본부가 해야 하는 것은 총운영위원회를 통해서 3월의 투쟁계획을 인준 받고 그것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견안에 찬성하고 원안에 반대했던 단대, 단위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공론장을 열고, 이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전학대회의 대의원들께도 본부점거본부와의 대화를 열린 마음으로 시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시흥캠퍼스 투쟁은 지금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밖으로는 다른 학교 구성원들이 등을 돌리고, 안으로는 학생사회의 내부 분열이 심각하다. 하지만 내부의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고 다시 한 번 2016년 10월 10일처럼 학생사회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3월은 시흥캠퍼스 투쟁에서의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투쟁과정에서 서로에게 비친 서로의 모습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모두가 서울대의 학생사회를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기억하기만 한다면 갈등의 봉합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본부점거본부와 본인을 비롯한 대의원들의 의지의 문제다. 서로의 결단을 기대한다.

이범휘
한음반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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