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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일째 점거 중인 서울대 본부, 소문난 잔치에 해결책 없어

서울대 본부는 역사상 가장 긴 기간 동안 점거 중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실시협약)의 철회 문제로 엉켜버린 본부와 학생사회 사이의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본부점거는 오늘로 148일을 맞았다. 최근 본부는 학생사회의 본부점거를 종결시키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고 학생사회는 본부점거를 이어나가기 위해 본부에 대항하며 양자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학신문』은 본부점거의 전개 양상과 막다른 길에 다다른 현 상황을 살펴본다.

학생 총의 실현을 위한 본부점거, 굽히지 않는 뜻

‘시흥캠퍼스 대응을 위한 전체학생총회’(10.10 총회)의 의결로 시작된 본부점거는 곧 학생 총의의 실현이자 본부에 대항하는 학생사회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실시협약 체결 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학생사회가 스스로 결집해 ‘실시협약 철회’의 뜻을 ‘본부점거’라는 방식으로 본부에 통보한 것이다. 실제로 학생사회의 본부점거 농성으로 인해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은 일시 중지됐으며 현재까지도 시흥캠퍼스 부지는 허허벌판이다. 시흥시 균형발전사업단 배곧계획팀 권봉재 팀장은 현 상황에 대해 “통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지금 기반시설 및 건축 설계를 해야 하나 학생들의 반대로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사회는 148일간 본부점거를 이어오며 ‘실시협약 철회’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본부도 ‘실시협약 철회 불가’를 외치며 학생사회와 본부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본부는 실시협약 체결 과정에서 소통이 부재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실시협약의 철회는 불가함을 누차 강조해왔다. 본부는 “지속적으로 소통에 힘써 학생사회의 신뢰를 쌓아가며 시흥캠퍼스 조성에 학생사회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노선을 탔다.(『대학신문』 2016년 10월 17일 자) 그러나 ‘실시협약 철회’가 아니면 소통이 아니라는 학생사회와 ‘실시협약 철회는 안 된다’는 본부가 평행선을 달리며 소통은 난항을 겪었다. 이준호 학생처장(생명과학부)은 “6자 간담회나 협의회 등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도 총학생회(총학)가 첫 회의에만 참석해 대화가 일회성에 그쳤다”며 양측의 소통이 순탄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148일간의 흐름, ‘학내 거버넌스 문제’는 수면 위로 몸뚱이를 드러내고

본부점거 사태는 학내 거버넌스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표면화했다. 법인화 체제의 취약점이 드러났고, 엄연히 학내 구성원이자 주체인 학생이 학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있음이 폭로됐다. 학내 거버넌스 문제는 본부점거의 도화선이었던 실시협약 체결 과정에서부터 불거졌다. 2015년 내내 지지부진했던 시흥캠퍼스 논의는 지난해 5월 30일 이사회가 실시협약 체결 계획안을 의결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8월 22일에는 서울대와 경기도 시흥시 및 배곧SPC*가 실시협약을 기습적으로 체결하면서 학생사회를 뒤집어놨다. 당초 본부는 실시협약 체결 전 대화협의회를 열기로 약속했으나 대화협의회는 열리지 않았으며 총학생회는 본부가 실시협약 체결을 언론에 알리기 고작 3분 전 본부로부터 체결 사실을 전해 들었다.(『대학신문』 2016년 8월 29일 자)

실시협약의 기습 체결 문제 이후에도 유사한 문제들이 본부에서 발견된 문건들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학내 거버넌스 문제는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지난해 11월 본부에서 기숙형 대학(RC)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문건들과 김기현 교무처장(철학과)의 인수인계문건 중 의무 RC와 관련된 내용이 발견되며 본부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은 깊어졌다.(『대학신문』 2016년 11월 14일 자) 이에 더해 학생 사찰 문제나 성낙인 총장의 인사 청탁 문제, 성 총장이 선출되던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 등도 어그러진 학내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학생사회의 불만을 키웠다.

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진행 중인 행정관의 문은 5개월째 굳게 닫혀 있다.

본부는 학내 거버넌스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직시했고, 1월 26일 성 총장은 그 해결책으로 ‘대타협안’을 내놨다. 당장 학생사회가 요구하는 ‘실시협약의 철회’는 불가하지만 시흥캠퍼스 문제의 근원인 학내 거버넌스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것이 대타협안의 핵심 논지다. 본부는 의무 RC 미추진 등 기존에 해왔던 제안 외에도 △평의원회와 재경위원회에 학생참여 추진 △이사회에 학생 참관 추진 △기획위원회에 학생참여 보장 △학생참여를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및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TF팀에 학생대표 참여 보장이라는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본부점거본부(본점본)는 29일 “허울뿐인 학생참여로 가득한 중재안을 거부한다”는 입장서를 냈다. 본점본은 대타협안의 제안에 대해 “성 총장이 점거 이전부터 약속해왔던 것들”이라며 “실시협약 철회라는 구체적 목적을 위해 결의된 본부점거투쟁을 해제하는 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은 아직까지도 본부에 대타협안에 대한 답변을 보내지 않은 상태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지난달 9일 임시전학대회가 끝나고 총학이 답변을 주기로 했으나 3월 2일까지로 기한을 미뤘다”며 “2일에도 총학의 답변서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학생사회에서 시흥캠퍼스 안건에 대한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조소과·11)은 “5일 총운영위원회(총운위) 다음으로 미뤄서 7일까지 답변해주기로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배곧SPC: 시흥캠퍼스 조성에 참여할 민간기업들로 구성된 특수법인

재조명받는 본부점거, 해제 요구와 지속 사이에서

동력이 떨어지고 있던 본부점거는 최근 본부가 학생 징계 절차를 밟고 행정관에 단전·단수 조치를 취하면서 다시 한 번 조명됐다. 학내외 단체 및 인사들은 본부의 조치를 비판하고 본부점거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본부점거의 해제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져만 갔다.

본부점거는 사실상 동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본부스탁과 본부점거파티의 무산, 총학 및 단대 학생회 선거, 시국 대응 등으로 본부점거는 화력을 잃어갔고, 본부점거 학생들은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해 대책을 강구해왔다. 1월 10일 본점본은 본부점거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해 본점본총회를 열었고, 총회에서는 ‘점거지속 및 연대 확대’가 결정됐다.

학생사회의 점거 지속에 대한 본부의 답변은 학생 징계 및 단전·단수였다. 11일 본부는 비상학사협의회를 열어 학생들의 점거 해제와 점거 참여 학생들에 대한 징계 절차의 착수를 의결했고, 점거 주도 학생 29명을 대상으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한편 17일부터 행정관 2·3·5층 전체와 4층 일부에 대해 단전·단수 및 난방기 차단 조치가 취해져 본점본과 총학이 계획했던 ‘행정관의 제2학생회관화 사업’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행정관 2·3층은 총학이 학생들에게 동아리방으로 대여 중이었다. 본부는 문자메시지, 가정통신문, 새터에서 관련 연설 등의 방법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본부점거의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본점본과 총학은 신입생들의 점거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새맞이 사업을 기획한 바 있다.

이러한 본부의 처사에 대해 학내외 단체들은 반발하며 연서명, 연대 기자회견 등의 방법으로 본부점거 학생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1월 23일에는 ‘서울대 징계 시도 중단과 시흥캠퍼스 철회를 위한 학생회·학생 단체 연대 기자회견’이, 25일에는 ‘서울대 징계 시도 중단과 시흥캠퍼스 철회를 위한 시민·사회·노동 단체 연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본부의 학생 징계는 경솔하다”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고 “서울대가 수익 사업에 눈이 멀었고 비민주적이며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실시협약의 철회를 외쳤다.

그러나 출구 없이 지속되고 있는 본부점거에 대한 해제 요구도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전임 총장들, 평의원회, 교수협의회, 직원노조, 교수 640명 등 학내 구성원들은 행정관 점거 농성 사태와 관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지난달 9일과 28일에 열린 임시전학대회에서 본부 점거 사태가 평화적으로 종결되기를 호소하며 14일간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대의 명예와 신뢰 추락 △법적 다툼 및 경제적 피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시흥캠퍼스의 조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 등을 이유로 본부점거의 해제 및 본부와 학생사회가 소통할 것을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직원들도 직원 권리를 주장하며 학내에 호소문을 게시했다. 해당 호소문에서 직원들은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며 학생들이 직원들의 일터를 볼모로 잡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인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가 단지 본부와 학생이라는 두 주체만의 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라며 점거 해제를 촉구했다.

의견분분, 앓고 있는 학생사회

본부점거 지속 여부가 학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학생사회도 사태 해결을 위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임시전학대회, 28일 임시전학대회 모두 합의 도출엔 역부족이었다. 전학대회에 올라온 안건들이 모두 부결되면서 본부점거는 10.10 총회의 의결사항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본부점거와 시흥캠퍼스에 대한 현재 학생 총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 대표자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으나, 실시협약 철회와 본부점거만을 고수하던 학생사회에 변화가 움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일 전학대회에서 시흥캠퍼스 관련 안건이 모두 부결되며 28일 다시 전학대회가 소집됐지만 28일 전학대회에서도 학생 사회는 의결에 도달하지 못했다. 9일 전학대회에서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점거지속안과 본부와의 교섭 및 투쟁목표 변경의 내용을 담은 이견안이 첨예한 대립을 펼치며 논의됐으나 결국 모두 부결된 바 있다.(『대학신문』 2017년2월 20일 자)

28일 임시전학대회에서는 본점본의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2017 상반기 투쟁계획안’(원안)과 이은호 씨(서어서문학과·09)의 ‘2017 시흥캠퍼스 투쟁 2~3월 활동계획안’(이견안)이 발의됐다. 원안은 △점거 농성의 확대·재정비 △3월 말 학생총회 전술을 포괄하는 대중행동 기획 △학생총회 등 대중행동 총력 조직을 위한 각급 단위의 교양·토론·홍보 사업 배치 △언론 대응 사업 △사회적 연대 확대의 계획을 갖고 대중적 투쟁 조직을 결의할 것을 골자로 한다. 본점본 윤민정 위원장(정치외교학부·15)은 “학내외 다양한 주체의 지지를 얻어내면 실시협약 철회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층 단위의 논의가 가장 잘 되는 시기인 3월을 잘 활용해 대중 투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치단결반 명형준 학생회장(정치외교학부·15)은 “약 140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본부점거가 지속됐음에도 본부가 실시협약을 철회하고 있지 않다”며 “본부점거는 그렇게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 수도 있으며 실시협약 철회가 불가능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공대 전세환 부학생회장(전기정보공학부·15)은 “현실적으로 3월 투쟁에 실패했을 때 출구 전략이 없다”며 원안에 반대했다.

이견안은 대본부 투쟁 지속을 위한 대화테이블 설치 및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투 트랙은 본부점거를 유지하면서 본부에 실시협약 철회 요구만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의 본부점거 해제 약속을 전제로 하지도 않는 대화테이블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발의자 이은호 씨는 “3월 한 달간 한 쪽에서는 본부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배수진을 치고 다른 쪽에서는 본부와 대화를 해 상반기 정기전학대회에서 학생사회의 대응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역동반 고경진 학생회장(서양사학과·14)은 “대화테이블에 앉았다가 이후 투쟁 노선으로 바뀌면 대화테이블을 나와야 하는데 그때에는 그런 결정에 책임져야 한다”며 “이후 투쟁에 있어서 스스로 제약을 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대 김경동 부학생회장(경영학과·12)은 “투쟁을 확대하는 동시에 협상을 한다고 하면 과연 본부가 협상테이블에 앉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원안과 이견안의 발의 후 두 안에 대한 찬반 표결이 진행됐으나 모두 부결됐다.

한편 ‘3월 학생총회 소집안 수정안’(3월 학생 총투표 실시안)은 정족수 미달로 발의만 된 채로 부결됐다. 발의자인 체육교육과 신재용 학생회장(체육교육과·13)은 “9일 전학대회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시흥캠퍼스 투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현재 학생들의 의중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학생 총투표의 실시를 제안했다. 그는 “학생들의 총의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서로의 갈등이 최소화된 상태로, 이상적인 방향으로 투쟁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시협약 철회를 기조로 점거 및 투쟁을 이어가자는 원안과 투쟁을 지속하며 본부와의 대화테이블을 만들자는 이견안이 모두 부결되며 본부점거는 또 다시 현재 상황을 유지하게 됐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남은 것은 점거 해제밖에 없지 않느냐”며 “현 상황이 계속되면 손 못 댈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화의 물꼬가 터지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본부점거, 너의 향방은.

지난달 있었던 두 차례의 전학대회에서 올라온 안건들이 모두 부결되며 본부점거는 방향성 없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사회는 의결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논의의 장을 열고 있으나 본부는 학내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학생사회의 의결을 무한정 기다려줄 수 없는 상황이다.

본부점거의 방향성은 5일에 있을 총운위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전학대회에서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운위에서 향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본점본 윤민정 위원장은 “전학대회에서 본부점거의 해제가 결정된 것은 아니므로 본부점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다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사회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본부와의 대화 자리도 없을 것임을 밝혔다. 윤민정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본부와의 대화 자리는 결국 교섭을 의미하는데 전학대회에서 교섭 관련 안(이견안)이 부결됐으므로 교섭에 바로 돌입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본부점거로 인해 해동학술관(32-1동)에 예정돼있던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의 조성이 연기되고 지원금을 반환할 위기에 처하면서 본부는 더욱 애가 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사업은 청년 창업 지원 사업으로 해동학술관 1~4층에 헤드쿼터가 조성된다.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사업단 사원 성지용 씨는 “1~3월에 리모델링 작업이, 3월 말에 공식 개소가 예정돼있었다”며 “리모델링을 시작하려면 직원들이 행정관으로 사무실을 이전해야 하는데 지금 점거 중이라 이전 날짜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해당 사업은 5차년도까지 진행되는데 5월에 1차년도가 끝난다”며 “1차년도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2차년도부터는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3일 서울대 포털사이트 ‘마이스누’에는 점거 지속 사태에 대한 성 총장의 담화문이 게재됐다. 해당 담화문에서 성 총장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한 사태 해결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대학 행정의 공백을 우려했다. 이어 그는 “대학 행정 정상화를 위해 행정부서들의 입주를 추진할 것”을 공표했다. 이준호 학생처장은 “10일까지 해동학술관에 있는 직원들이 행정관으로 이사해야 해서 2·3·5층은 직원들에게 내주고 1·4층만 점거에 활용하라고 총학에 공문을 보냈다”며 “총학에서 반려하겠다고 공문을 보내왔는데 이는 반려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과의 의논을 전제로 직원들의 이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해동학술관 외에 직원들이 사무실을 이전해 있는 건물은 비우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학내 갈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본부와의 소통을 단절한 채 뜻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 학생사회와 불신을 타파하지 못한 채 징계라는 강수를 둔 본부는 상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원총학생회 전문위원회(원총)는 3일 ‘서울대 본부점거사태의 현황에 대한 논평’에서 “실시협약 철회만이 가치 있는 목표라고 주장하는 점거지속 지지자들의 ‘자발적 고립’은 사태를 개선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총은 “치밀한 준비를 거친 협상을 통해 참여권을 적극적으로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갈등의 해결은 대화와 소통에서 시작된다. 학생사회의 현명한 결정과 본부의 평화적 소통에의 의지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키워드로 알아본다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

실시협약 철회 시 배상금 문제

현재 시흥캠퍼스 부지에서는 토사 정리 등 간단한 작업만 진행 중이다. 배곧계획단 권봉재 팀장은 “성 총장이 학생들과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떤 협의도 하지 않겠다고 해 본부와 공식적인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립금 문제

지난해 8월 실시협약을 맺은 후로 한라건설이 배곧SPC에 사업비를 적립해왔고 현재 천억 원이 넘는 금액이 적립돼있다. 하지만 사업비의 사용에는 서울대·시흥시·배곧SPC 3자의 합의가 필요하므로 사업비는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배곧계획단 권봉재 팀장은 “적립금의 이자는 1~2% 수준인데 물가상승률은 그보다 높아 사실상 시흥캠퍼스의 조성에는 손해”라고 밝혔다. 적립된 사업비를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남은 적립금은 이익금으로 잡혀서 해당 금액에 대해 24% 세율로 세금이 부과되게 된다. 권봉재 팀장은 “올 연말까지 약 2,300억원, 내년이면 약 3,200억원이 모이는데 2018년까지 적립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잔여금의 2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전했다.

사업 진행 상황

배곧계획팀 권봉재 팀장은 “서울대, 한라건설, 시흥시 중 서울대가 협약을 파기하겠다 하면 원인자인 서울대가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 액수에 대해 기획과 박희수 선임 주무관은 “계산 불가하지만 엄청난 금액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배상금은 손해만큼의 금액일 텐데 서울대의 책임이 얼마나 있느냐를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차후 소송이 걸렸을 때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섣불리 배상금을 계산한다면 서울대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 강승우 기자 kangsw0401@snu.kr

삽화: 이은희 기자 amon0726@snu.kr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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