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이른바 신림동 고시촌 또는 녹두거리로 불리는 관악구 대학동 일대를 청년 스타트업캠퍼스타운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서울대 스타트업캠퍼스, 녹두.zip’(녹두.zip) 사업은 대학생 창업 지원과 청년 활동 거점 조성을 주목적으로 한다.

녹두.zip 사업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서울대를 비롯해 경희대, 광운대 등 서울권 13개 대학을 캠퍼스타운 제1단계 프로그램형 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캠퍼스타운이란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양자의 발전을 도모하는 도시재생 모델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지역사회의 발전을 목표로 한다. 본 사업을 총괄한 환경대학원 최막중 원장(환경계획학과)은 “사법시험 폐지로 인해 쇠락한 독서실 또는 학원 건물을 저렴하게 임차해 지하층과 1층은 대학생을 위한 ‘놀터’로, 2층 이상은 협업이 가능한 창업 ‘일터’로 리모델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인적 및 지적 자원과 공동화 위기에 처한 고시촌의 공간 자원을 결합해 대학생의 창업지원과 새로운 지역 문화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것이다.

녹두.zip은 고시학원이라는 단일 건물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 사업안들에 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교수는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실제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교수는 향후 청년사업 공모 계획에 대해 “아직 서울대생만을 대상으로 할지 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업은 서울대와 관악구가 공동으로 제안했고 서울시의 자금 지원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관악구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녹두.zip 사업에 대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농생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청년 창업가 결집 방안이나 벤처자본 확보에 있어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된다면 창업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고시촌 지역의 열악한 접근성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자유로운 창업에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규제나 진입장벽은 우려되는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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